김근태, 수차례 사양하다 무대 올라
<현장> "김근태 춤판 벌였다"는 봉동관의 100분 전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예기치 못한 '춤판' 논란을 낳고 있다.
20일 개성 공단을 방문,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창립 2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공단 내 위치한 식당 '봉동관'에서 관리위 소속 남북한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던 중 공연을 하던 북측 접대원들의 손에 이끌려 무대에 올라간 것이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
김근태 의장 등이 개성공단 방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 취재한 기자가 목격한 전후 정황은 다음과 같다.
춤판 벌였다고 지적받는 ‘봉동관’에서 100분, 처음과 끝
김 의장 일행이 공단관리위 관계자들과 공단 내 식당 '봉동관'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40분경. 식당 2층에 마련된 오찬장은 김 의장 일행을 비롯해 공단에서 일하는 남북한 관계자들까지 70여명이 함께 한 터라, 공간이 비좁아 VIP석만 원탁 테이블이었고, 나머지는 테이블은 식탁을 한줄로 길게 붙여놓은 그런 형태였다. 회사 창립 기념식 후 회사 구내식당에서 임원진을 포함한 전 직원이 점심 한 끼 같이 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테이블 위에는 송편, 잡채, 묵, 도라지나물, 김치 등의 한식 기본 찬과 들쭉술과 흑맥주, 령정주(북한 약술)가 준비돼 있었다.
일행이 자리를 정돈하고 앉자, 김 의장을 포함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건배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체 대표,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의 등의 건배가 뒤를 이었다.
그 사이 한복을 입은 식당 북측 여 접대원들은 냉면 등 한정식 요리를 나르고, 식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자 식당 소속 접대원들은 앞쪽에 마련된 약식 무대에서 북한 유행가인 '반갑습네다'를 시작으로 한 사람씩 노래를 부르고, 부채춤을 추고, 율동 춤을 추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남측 시각에서 볼 때는 '장기자랑' 수준의 공연이었다.
한 북측 관계자는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접대원들은 음식만 나르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연까지 하는 등 1인다역을 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중 두 명이 짝을 이뤄 부채를 양손에 쥐고 쥐락펴락 하던 접대원들이 먼저 원혜영 사무총장을 무대 위로 잡아끌었다. 접대원 손에 이끌려 무대에 올라간 원 총장은 종업원으로부터 부채를 건네받고 잠시 춤을 췄다.
이어 접대원들은 일행의 좌장인 김근태 의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무대에 함께 서자는 제스처였다. 김 의장은 웃음으로 사양했으나 접대원들의 권유는 끊이지 않았다. 김 의장이 계속 거부 의사를 밝히자 접대원은 김 의장 곁에 앉아 있던 이미경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 의원은 무대에 올라 그들과 함께 율동을 했다.
접대원들은 재차 김 의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의장은 더 이상 사양하는 게 부담스러웠던듯 무대에 올라 접대원의 손에 이끌려 1분여 동안 율동을 했다. 그러자 김 의장의 수행비서가 무대로 다가가 접대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곤혹스러워 하는 김 의장을 자리로 안내해 상황은 마무리됐다.
오찬후 열린우리당 기자들에게 양해 구해
점심식사 직후부터 귀국후 김의장의 '춤'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열린우리당 방문단 사이에 확산됐다.
함께 방북한 김 의장 측근은 "그쪽에서 계속 춤을 권해 분위기를 깰 수 없어 몇 차례 사양하다 응했다"면서 "북쪽에서는 원래 손님이 오면 노래와 춤을 시키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고 기자들에게 해명했다. 그는 “거듭된 사양에게도 불구하고 청을 계속하는 어린 접대원들의 손을 뿌리치고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어야겠냐”고 거듭 언론의 이해를 구했다.
이미경 의원도 "현재 어려운 상황이 마음에 걸렸지만 딸 같은 아이들이 권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 분위기를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함께 동행한 천정배 의원도 일부 기자가 당 지도부의 화답을 춤판으로 규정하고 문제제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민주당 "당의장 물러나라"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 보수언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김근태 춤판' 기사가 나왔고, 개성공단 방문을 반대해온 한나라당의 비난이 뒤따랐다.
유기준 대변인 대변인은 20일 저녁 "북한 핵실험으로 국가안보가 뿌리채 흔들리는 마당에 춤판이라니 도대체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며 "김 의장의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방북하더니 결국 북한 여성과 춤판이나 벌이려 그랬단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당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무하기 위한 위무사절단임을 스스로 입증한 게 아닌가"라며 "김근태 의장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비난했다.
21일에도 비난공세는 계속돼,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북핵대책회의에서 "과거 박근혜 대표 시절 청와대 홈페이지에 '광란의 춤판을 벌이냐'는 글이 오른 적이 있는데 개성에서의 김근태 의장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비난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김근태 의장이 개성에서 춤추는 것을 보면서 국민 불안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것인가 했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역시 "열린우리당은 한 쪽에선 개성공단에서 춤판을 벌이고 핵과는 상관 없으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선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핵우산이란 표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모순된 주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대북정책 전환을 선언한 민주당도 비난대열에 합류했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2`1일 "열린당 김 의장의 춤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노무현 정권과 열린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 핵실험의 위기국면을 극복하는데 지혜와 국론을 모으는데 앞장서야할 여권의 최고책임자인 김 의장이 국민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을 가중시킨 점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김 의장은 즉각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했다.
20일 개성 공단을 방문,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창립 2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공단 내 위치한 식당 '봉동관'에서 관리위 소속 남북한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던 중 공연을 하던 북측 접대원들의 손에 이끌려 무대에 올라간 것이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
김근태 의장 등이 개성공단 방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 취재한 기자가 목격한 전후 정황은 다음과 같다.
춤판 벌였다고 지적받는 ‘봉동관’에서 100분, 처음과 끝
김 의장 일행이 공단관리위 관계자들과 공단 내 식당 '봉동관'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40분경. 식당 2층에 마련된 오찬장은 김 의장 일행을 비롯해 공단에서 일하는 남북한 관계자들까지 70여명이 함께 한 터라, 공간이 비좁아 VIP석만 원탁 테이블이었고, 나머지는 테이블은 식탁을 한줄로 길게 붙여놓은 그런 형태였다. 회사 창립 기념식 후 회사 구내식당에서 임원진을 포함한 전 직원이 점심 한 끼 같이 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테이블 위에는 송편, 잡채, 묵, 도라지나물, 김치 등의 한식 기본 찬과 들쭉술과 흑맥주, 령정주(북한 약술)가 준비돼 있었다.
일행이 자리를 정돈하고 앉자, 김 의장을 포함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건배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체 대표,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의 등의 건배가 뒤를 이었다.
그 사이 한복을 입은 식당 북측 여 접대원들은 냉면 등 한정식 요리를 나르고, 식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자 식당 소속 접대원들은 앞쪽에 마련된 약식 무대에서 북한 유행가인 '반갑습네다'를 시작으로 한 사람씩 노래를 부르고, 부채춤을 추고, 율동 춤을 추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남측 시각에서 볼 때는 '장기자랑' 수준의 공연이었다.
한 북측 관계자는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접대원들은 음식만 나르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연까지 하는 등 1인다역을 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중 두 명이 짝을 이뤄 부채를 양손에 쥐고 쥐락펴락 하던 접대원들이 먼저 원혜영 사무총장을 무대 위로 잡아끌었다. 접대원 손에 이끌려 무대에 올라간 원 총장은 종업원으로부터 부채를 건네받고 잠시 춤을 췄다.
이어 접대원들은 일행의 좌장인 김근태 의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무대에 함께 서자는 제스처였다. 김 의장은 웃음으로 사양했으나 접대원들의 권유는 끊이지 않았다. 김 의장이 계속 거부 의사를 밝히자 접대원은 김 의장 곁에 앉아 있던 이미경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 의원은 무대에 올라 그들과 함께 율동을 했다.
접대원들은 재차 김 의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의장은 더 이상 사양하는 게 부담스러웠던듯 무대에 올라 접대원의 손에 이끌려 1분여 동안 율동을 했다. 그러자 김 의장의 수행비서가 무대로 다가가 접대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곤혹스러워 하는 김 의장을 자리로 안내해 상황은 마무리됐다.
오찬후 열린우리당 기자들에게 양해 구해
점심식사 직후부터 귀국후 김의장의 '춤'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열린우리당 방문단 사이에 확산됐다.
함께 방북한 김 의장 측근은 "그쪽에서 계속 춤을 권해 분위기를 깰 수 없어 몇 차례 사양하다 응했다"면서 "북쪽에서는 원래 손님이 오면 노래와 춤을 시키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고 기자들에게 해명했다. 그는 “거듭된 사양에게도 불구하고 청을 계속하는 어린 접대원들의 손을 뿌리치고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어야겠냐”고 거듭 언론의 이해를 구했다.
이미경 의원도 "현재 어려운 상황이 마음에 걸렸지만 딸 같은 아이들이 권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 분위기를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함께 동행한 천정배 의원도 일부 기자가 당 지도부의 화답을 춤판으로 규정하고 문제제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민주당 "당의장 물러나라"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 보수언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김근태 춤판' 기사가 나왔고, 개성공단 방문을 반대해온 한나라당의 비난이 뒤따랐다.
유기준 대변인 대변인은 20일 저녁 "북한 핵실험으로 국가안보가 뿌리채 흔들리는 마당에 춤판이라니 도대체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며 "김 의장의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방북하더니 결국 북한 여성과 춤판이나 벌이려 그랬단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당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무하기 위한 위무사절단임을 스스로 입증한 게 아닌가"라며 "김근태 의장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비난했다.
21일에도 비난공세는 계속돼,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북핵대책회의에서 "과거 박근혜 대표 시절 청와대 홈페이지에 '광란의 춤판을 벌이냐'는 글이 오른 적이 있는데 개성에서의 김근태 의장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비난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김근태 의장이 개성에서 춤추는 것을 보면서 국민 불안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것인가 했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역시 "열린우리당은 한 쪽에선 개성공단에서 춤판을 벌이고 핵과는 상관 없으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선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핵우산이란 표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모순된 주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대북정책 전환을 선언한 민주당도 비난대열에 합류했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2`1일 "열린당 김 의장의 춤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노무현 정권과 열린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 핵실험의 위기국면을 극복하는데 지혜와 국론을 모으는데 앞장서야할 여권의 최고책임자인 김 의장이 국민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을 가중시킨 점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김 의장은 즉각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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