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소로스, "아프리카 빈곤 퇴치에 5백억 기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다' 철학 관철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76)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아프리카 빈곤 퇴치를 위해 5천만달러(약 5백억원)의 거액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소로스, 제프리 삭스의 아프리카 빈민 구호사업에 쾌척

13일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로스 회장은 이날 아프리카 빈곤 퇴치를 위해 아프리카의 극심한 빈곤을 퇴치하는'밀레니엄 빌리지 프로그램' 기금에 이같은 액수를 내놓았다.

소로스는 "이 프로그램은 매우 야심차고 장래성이 있는 시범 프로젝트로 인도주의적인 가치가 있다"며 "이러한 투자가 늘어난다면 세계 빈곤 감소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며, 특히 (빈민퇴치를 위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투자를 증진시키고 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녹색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박애주의자 개개인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미국 등 각국정부의 적극적 아프리카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소로스가 기부한 돈은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10개국 33개 마을의 16만5천여 명 주민들에게 전달돼 빈민들을 위한 비료 구입, 수확률이 높은 양질의 종자 확보, 문맹 퇴치를 위한 교육 시설 설립, 보건소 확충 등에 쓰일 예정이다.

아프리카 빈민을 위해 5백억을 쾌척해 또다시 세계의 주목을 끈 조지 소로스. ⓒ연합뉴스


소로스가 기부한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그램'는 미국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현재 콜롬비아 대학의 어스 인스티튜트에 교수로 재직중인 세계적 경제석학 제프리 삭스가 2004년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그동안 아프리카 빈민 퇴치 활동을 벌여왔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소로스의 빈곤 퇴치를 위한 노력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꿈을 갖고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고 소로스의 기부에 감사했다.

세계화에 따른 양극화를 개탄하며 빈민 구제운동에 적극 뛰어든 제프리 삭스는 '빈 독에 물 붓기'식 지원 대신 아프리카 빈민들이 스스로 가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경제 체질 자체를 바꾸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이를 위해 아프리카 농촌 지역에 경작 시설을 확충, 지역민들이 농사를 지어 돈을 벌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왔다. 또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모기 퇴치, 치명적인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지 스토브 공급 등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지만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다

소로스는 스승 칼 포퍼의 '열린사회' 철학을 전파하는 '열린사회기금'과 소로스 재단을 설립해 미국과 동구권 지원 사업을 벌여왔지만 아프리카 자선 활동에 기부한 것은 처음이다. 헝가리 유대인 태생인 소로스는 60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선단체들의 네트워크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 네트워크 단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총 50억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소로스는 인위적 환율 조작 등 각국의 반시장적 약점을 간파해 천문학적 국제자금을 동원해 무차별 공격을 가해 천문학적 거금을 벌어들임으로써 각국정부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나, 자신이 벌어들인 돈을 부단히 기부함으로써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그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상속-증여세 인하 움직임에 대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 워렌 버핏 등과 함께 반대 성명을 내, 미국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 중 하나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으며, 이라크 침공 등을 단행한 부시 대통령을 맹성토하며 2004년 대선때 부시 낙선을 위해 앞장 서 모금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소로스의 삶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다"는 우리 속담 그대로인 셈이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