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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의 '체력 탈진', 돈 욕심에 멍든 한국씨름

프라이드FC 데뷔전, 약한 상대에게도 기권패

일본 이종격투기 무대인 프라이드FC(프라이드)에 진출한 민족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이 지난 10일 오후(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06 프라이드 무차별급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가진 데뷔전에서 브라질 출신 히카르도 모라예스에게 1라운드를 채 버티지 못하고 체력 탈진으로 기권패했다. 철저한 준비 없이 돈 욕심이 앞선 데 따른 인과응보다.

데뷔전서 우승한 K-1 최홍만과 대조

통상적으로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린다는 이종격투기 무대 준비기간에 비해 현저하게 짧은 시간인 33일만에 세계 3대 이종격투기 무대인 프라이드의 링에 오른 이태현은 체력과 기술, 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이종격투기 선수로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임을 드러내며 프라이드 2전 2패를 기록중이었던 모라예스의 프라이드 첫 승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K-1 대뷔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러냈던 최홍만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얀색 트렁크를 착용하고 링에 오른 이태현은 4만 3천여 관중들이 운집한 경기장의 분위기에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꽉다문 입과 강한 눈빛으로 천하장사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나 프라이드 무대에서 이태현의 천하장사라는 과거의 영광은 그저 과거의 일일 뿐이었다.

경기 초반 이태현은 모라예스와 과감한 타격을 주고 받았고, 서로 클린치한 상황에서 테이크 다운을 빼앗기 위해 응용된 씨름 기술을 사용하며 상대에게 테이크 다운을 빼앗는 등 의외의 선전을 펼쳤지만 그런 플레이는 5분을 넘기지 못했다.

경기개시 5분만에 체력 '바닥' 8분만에 기권

모라예스에게 테이크다운을 빼앗은 이후 이태현은 효과적인 타격공격을 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렇다 할 펀치를 내놓지 못한채 의미없는 주먹만을 뻗음으로써 스스로 체력고갈을 자초했다. 경기개시 5분이 경과하자 이태현은 펀치는 커녕 링위에 서 있는 모습조차 안쓰러울 정도로 체력이 바닥났다.

당연히 한국 씨름장사 출신의 멋진 경기를 기대하며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관중들을 실망시켰고, 급기야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태현 선수의 경기를 케이블 TV 생중계로 지켜보던 국내 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모라예스의 타격공격을 방어하기에 급급한 경기를 펼치던 이태현은 1라운드 8분 8초경 눈가에 출혈이 생겼고, 경기는 중단 되었다. 링닥터에게 부상부위를 점검받는 과정에서 이태현의 세컨드는 하얀 타올을 링바닥으로 던져 이태현이 더 이상 싸울 의사가 없음을 레프리에게 알렸다. 이태현의 프라이드 데뷔전이 1라운드 기권 TKO패로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경기전 이태현은 "프라이드의 실전을 직접 몸으로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로 짧은 준비기간임에도 링에 오르는 동기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데뷔전에 대비, 테이크다운에 이은 타격을 집중적으로 연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름선수 출신인 그에게는 데뷔초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종합격투기인 프라이드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래플링 기술은 필수나 이태현은 그래플링 없이 국내 씨름계에서의 자신의 명성과 실력만 믿고 데뷔전에 임하는 무모한 시도를 한 셈이다.

이태현, 모래판에선 '천하장사', 프라이드 무대에선 아직 '갓난아이'

이 날 이태현의 상대로 나선 모라예스는 사실상 강적이 아니었다. 브라질 유술을 익힌 그는 198cm의 신장을 지닌 이태현보다 7cm가량 큰 2m 5cm의 신장을 지닌 거한이지만 통산전적 2전 2패에 불과했다. 기량면에서도 이 날 경를 펼친 다른 선수들보다 수준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상대였다.

이태현의 준비가 충실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상대였지만, 33일이란 짧은 준비시간은 이태현을 1라운드도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말끔한 모습으로 모래판을 호령하던 그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프라이드 데뷔전 직후 만신창이가 된 이태현의 얼굴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 엉망진창으로 변해있는 한국 씨름계의 모습이 그의 일그러진 얼굴에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 1
    흠흠..

    기자님.. 3번생각하시고.. 1번 말을 하세요..
    돈 욕심에 멍든 한국씨름...
    이겼다면 어떻게 쓰셨을지.. 기대가 되네요..
    비판하고 예리하게 찌르시려면 그렇게 하시던가..
    이도 저도 아니게 적어서 뭐 하자는 분위긴지..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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