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석연치 않은 판정에도 불구하고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김연아는 5일 저녁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123.22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65.64점) 점수를 합쳐 총점 188.86점으로 안도 미키(일본.185.94점)를 2.92점 차로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이로써 지난해 고양시에서 치러진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일본)에 내줬던 금메달을 되찾으면서, 2006-2007 시즌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통산 세 번째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또한 올해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이날 6명의 선수중 5번째로 출전한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에서 첫 점프의 착지가 약간 불안하긴 했으나 심판진이 두 번째 점프를 더블 토루프로 처리, 기본점 7.30점밖에 얻지 못했다. 인색하다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낮은 평점이었다.

김연아는 그러나 전날 실수했던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에서 5.9점을 받은 데 이어,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6.3점)를 깨끗하게 처리해 가산점 1.0점을 챙겼다. 김연아는 이어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를 모두 레벨 4로 처리했으나,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트리플 토루프의 회전수가 부족해 4.00점밖에 얻지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흔들리지 않고 이어진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에서 각각 0.2점과 1.0점의 가산점을 따낸 데 이어 스텝 연기에서 레벨 3을 받아낸 뒤 더블 악셀에서 다시 가산점 1.0점을 따냈으며 마지막 플라잉 싯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레벨 3으로 끝내며 4분여의 연기를 마쳤다.

김연아의 경기가 끝난 뒤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서 기립박수를 보냈고 경기장에는 많은 인형 선물들이 날아져들어 왔으며, 김연아는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연아에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점인 66.20점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던 안도 미키는 점프에서 세 차례나 실수를 범하고 119.74점을 받는 데 그쳐 2위로 밀려났으며, 김연아의 역전우승이 확정됐다. 일본 홈구장의 텃세를 김연아가 당당하게 실력으로 극복한 모양새여서, 뱅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