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운동권이 내 아내 납치해 살해하려 했다"?
"北간첩 이선실이 운동권 포섭", <조선일보> 보도 파문
박해현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은 이날자 칼럼 <김지하 시인이 욕을 하는 까닭은>을 통해 최근 김 시인이 <조선일보>에 쓴 '천만원짜리 개망신'이란 글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지적한 뒤, "그런데 한때 민중문학의 기수였던 김지하의 '자칭 진보주의자'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사실 그는 1970년대 독방에 수감됐을 때부터 운동권 과격파를 혐오했다"고 전했다.
박 차장은 이어 "지난 여름 사석에서 만난 그는 북한 권력 서열 22위의 거물 간첩이었던 '이선실'을 거명했다"며 당시 김 시인 발언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선실이 평양에 '민족의 제단에 김지하를 바치겠다'고 한 뒤 우리 운동권 선후배들을 돈으로 포섭했다."
"그들은 당시 독방에 있던 나보고 자꾸 반정부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의 탄압을 유발하라는 거야. 내가 옥사하기를 바란 것이지. 7년 동안 독방에 처박힌 내가 왜 그들을 위해 순교를 해야 해? 내가 말을 듣지 않으니까, 그들은 아내를 납치해서 살해하려고까지 했어. 어떤 놈은 장모(소설가 박경리)가 내 석방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안 한다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어."
박 차장은 이같은 김 시인 주장을 전한 뒤, "거센 어조로 당시를 떠올릴 때 그의 짙은 눈썹이 묵은 분노를 표출했다"며 "'정치적 순교'를 거부했던 시인이었기 때문에 그는 생명사상에 눈을 떴고,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는 글을 썼던 것이고, 촛불 집회의 폭력시위대를 '까쇠'라고 욕하고, 노무현 정부 시절 '수백억 나랏돈 쓴 자칭 민주화 운동가들'을 향해 육두문자를 서슴지 않았던 것"이라며 김 시인을 옹호했다.
<조선일보> 보도처럼 김 시인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사실이라면, 김 시인 발언의 진위를 밝히기 위한 진실게임이 불가피해지는 등 일파만파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어 김 시인 본인의 '직접 해명'이 요구된다.
특히 김 시인이 수감됐던 시절은 유신시절이던 1974~1980년인 반면에, 세칭 '남파간첩 이선실 사건'은 그로부터 십수년 후인 1992년에 발발한 사건으로 시차가 워낙 커 김 시인의 직접 해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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