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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도발적 야스쿠니 참배, 한-중 격노

최초로 8.15 참배, 盧 "과거의 불안한 기운 꿈틀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오전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특히 그가 일본 패전일에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도발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어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거세다.

취임후 최초로 15일 참배, 도발 성격 강해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전 7시45분께 연미복 차림으로 2천여 경찰의 호위속에 도쿄 도심 규단기타(九段北)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국내외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빗속에 굳은 표정으로 15분간 참배를 마친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후 관저에 돌아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A급 전범 등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몰자 전반에 대해 추도의 마음을 표한 것"이라며 "(한국-중국이) 참배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적반하장 격으로 한-중을 비난했다.

그는 또 총리 취임후 처음으로 15일 참배한 것과 관련, "8월을 피해도 언제나 비판과 반발에는 변함이 없다"며 "오늘이 적절한 날이 아닌가"라고 강변하기도 했다.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2001년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기는 매년 한차례씩 모두 6번째다. 그러나 종전기념일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주변국의 반발을 고려해 이날을 피해왔다.

노무현대통령 "과거의 불안한 기운 꿈틀대"

우리 정부는 즉각 고이즈미 총리의 행위를 규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61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은 과거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여러 차례의 사과를 뒷받침하는 실천으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증명해야 한다"며 "독도,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신사참배,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그것"이라며 우회적으로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역평화와 협력질서를 위협하는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전제한뒤 "과거 동북아의 평화를 깨트린 것은 열강들의 패권주의였고, 그때마다 한반도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야 했다. 러일전쟁, 청일전쟁도 그 이름과는 달리 열강들이 우리 땅에서 벌인 침략전쟁이었다"며 "불행하게도 동북아에는 지금도 과거의 불안한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비판했다.

추규호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가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 국수주의적 자세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함으로써 한일관계를 경색시키고 동북아 역내 우호협력관계를 훼손해 왔다는 점을 엄중히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또 "일본이 진정으로 역내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코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무엇보다 역사를 직시하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이웃과의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고이즈미의 신사참배를 강력 항의했다.

중국 "정의에 대한 도전"

중국 외교부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정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전쟁 피해국 인민들의 감정을 엄중하게 해치고 중.일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파괴하는 행동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다"며 "고이즈미 총리가 국제사회와 아시아 이웃나라, 일본 국민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1급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한 것은 국제 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인류의 양식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성명은 이어 "고이즈미 총리가 끊임없이 역사문제에서 중국 인민의 감정을 해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으로부터도 신뢰를 잃었으며 일본의 국가 이미지와 이익에까지 손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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