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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이번엔 야스쿠니에 제등 내걸어

주변국 반발 불구 신사참배 이어 13일부터 제등 봉납

한국.중국 등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靖国)신사 참배를 강행해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야스쿠니 신사에 제등을 내걸었다.

아시아인 학살한 A급 전범 합사한 야스쿠니 제등 봉납 논란

14일 일본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현재 중동을 순방 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靖&#22269;)신사에서 지난 13일 시작돼 16일까지 4일 동안 열리는 ‘미타마마츠리’에 제등을 봉납(捧納)했고, 이 제등이 야스쿠니신사에 장식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제등 봉납은 일본에서 조상의 영혼 및 오곡의 신에게 올리는 제사인 ‘미타마마츠리’ 기간 중이라고 하지만, 야스쿠니신사에는 메이지(明治)유신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목숨을 잃은 사람과 함께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으며, 이들 전범들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각국을 침략해 양민을 학살한 각종 전쟁의 책임을 진 ‘형사자(刑死者)’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원래 도쿄 초혼사(招魂社)였으나 1879년 현재의 야스쿠니신사로 개칭된 뒤 각종 침략전쟁을 주도한 일본 '국가신도'의 정신적 지주로서, "죽어서 야스쿠니에서 만나자"고 옛 일본군들이 약속하고 전장으로 달려갈 정도로 군국주의의 온상으로 꼽혀왔으며, 1978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A급 전범 14명이 비밀리에 합사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왔다.

중동을 방문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왼쪽) 일본 총리가 13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일본 총리실


특히 야스쿠니신사의 합사자는 대부분 태평양전쟁 때 사망한 군인과 군속으로 2백50여만명에 달한다. 일본정부는 비밀 합사에 앞서 1954년에 은급법을 개정해 전범도 '공무사(公務死)'에 포함시켰고, 이어 은급법 대상인 전몰자를 '제신명표(祭神名票)'라는 명부에 게재해 야스쿠니신사로 보냈고, 그 과정에서 A급 전범은 1966년 '제신명표'에 게재돼 1978년 10월 후쿠다(福田) 내각 때 합사된 뒤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표적이 돼왔다.

<마이니치신문>이 야스쿠니신사 측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 ‘미타마마츠리’는 1947년 시작돼 올해로 60번째를 맞게 되며, 야스쿠니신사 경내에는 2만9천개가 넘는 제등이 진열돼 있으며 고이즈미 총리가 봉납한 제등도 함께 진열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스쿠니신사 홈페이지에 실린 미타마마츠리 모습. 신사참배를 강행해온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에는 야스쿠니신사에 제등을 내걸었다. ⓒ 야스쿠니신사


이와 관련, 이스라엘, 요르단 등 중동국가를 순방 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작년 제등 봉납 당시 기자단에게 “확실하게 매년 (제등을) 내고 있지 않을까. 수상이 되는 전부터군요”라며 자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및 제등 봉납을 당연한 행동으로 설명했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참배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문제다. 한국, 중국 등 이웃 국가들이 야스쿠니 참배를 중단하라고 말하는 것은 일본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며 참배를 강행해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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