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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리 덕보고 있으니 쌀 50만t 달라"

이종석 "누가 당신들에게 우리 안전 지켜달라 했나"

북한이 "남한이 선군(先軍)의 덕을 보고 있다"며 쌀 차관 50만t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 등을 요구,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 "남한은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 주장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인 12일 오전 10시10분부터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1시간반 가량 열린 전체회의에서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책임참사는 기본발언에서 "선군(先軍)이 남측의 안정도 도모해 주고 남측의 광범위한 대중이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말한 '선군'이란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이 북한의 선군 때문에 덕을 보고 있다고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측이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참사는 이어 "정세변화의 영향을 받지 말고 6.15 공동선언의 이행을 통해 정세를 위협하는 제반요인을 제거하자"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6.15 공동선언 7돌이 되는 내년부터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완전히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참사는 또 상대방 체제와 존엄을 상징하는 성지와 명소, 참관지를 제한 없이 방문하도록 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것을 주장하는 한편, 쌀 차관 50만t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8.15 때 우리측 당국 대표단의 평양방문을 제의하는 동시에, 추석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고 화상상봉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1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제19차남북장관급회담 전체회의에서 북측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선군정치'로 남한이 덕을 보고 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석 "누가 당신들에게 우리 안전 지켜달라 했냐"

이같은 북측 주장에 대해 우리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누가 남쪽에서 귀측에게 우리 안전을 지켜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의 안전을 도와주는 것은 북측이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을 하지 않는 것이며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사거리 만큼 남북간 거리도 멀어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장관은 이어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강한 유감과 단호한 입장을 전달하는 동시에, "현재 정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측의 6자회담 복귀 결단"이라며 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이 장관은 특히 미사일 발사와 관련, "우리측을 사정거리로 하는 스커드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한 것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무색하게 하는 행위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추가 발사가 이뤄질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추가 발사 중단을 촉구했다.

우리측은 북측의 이날 쌀 차관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이 장관은 그러나 미사일 발사직후 북한에 대한 추가 식량-비료 공급 중단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 북측이 '선군' 때문에 남측이 덕을 보고 있다는 주장을 폄에 따라 북한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북한의 '선군정치 혜택론'은 앞으로 남측 보수진영이 대북 지원 중단을 주장할 또하나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에 또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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