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어청수는 영웅. 박희태가 물러나라"
"사찰은 치외법권 지대 아니다. 검문검색 당연"
조씨는 4일 저녁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불교계의 어 청장 경질 요구와 관련, "정부가 불교도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촛불난동을 외롭게, 때로는 영웅적으로 진압한 경찰의 총수 어청수 경찰청장을 파면하고 구속된 촛불시위 주동자를 풀어주고 조계사에 숨어 들어가 보호를 받고 있는 범법혐의자들에 대한 수배까지 해제한다면 이는 촛불난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주동세력에 항복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어 청장을 '영웅'으로 규정한 뒤, "대한민국이란 간판을 내리지 않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불교계가 격노한 경찰의 총무원장 지관스님 검문검색에 대해서도 "헌법은 국교(國敎)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회와 사찰은 치외법권 지대가 아니다. 종교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조계사가 피신한 촛불난동 주동자들을 숨겨주고 있는 것은, 또 그런 조계종의 총무원장을 경찰이 검문했다고 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하는 것은 법치주의, 헌법정신, 정교(政敎)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거듭 어 청장을 감쌌다.
그는 이어 화살을 어 청장 퇴진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으로 돌려 "한나라당은 여당이면서도 촛불난동 시기에 경찰을 응원하지 않고 기회주의적 처신을 했던 웰빙정당"이라며 "그들은, 촛불난동자들의 거짓선동을 '성난 민심'이라고 추켜주고, 연행한 폭도들을 풀어주라고 경찰에 압력을 넣으면서도 경찰을 정치적으로 뒷받침하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그럼에도 경찰은 잘 막았다. 대통령, 여당, 언론, 특히 방송이 외면하거나 적대적으로 대하는 데도 경찰은 영웅적으로 버티어내었다"며 "어청수 청장이 지휘한 경찰이 정부와 체제를 지켜냈다. 이들은 국민의 자유와 재산을 지켜낸 영웅들"이라며 어 청장 등 경찰을 거듭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그런 경찰청장을 몰아내어 불교도들을 무마하라는 취지로 정부측에 압력을 넣는다고 한다.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촛불난동을 진압한 경찰의 총수를 희생시켜 촛불난동 세력에 아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거듭 한나라당을 맹비난한 뒤, "굳이 누군가가 물러나야 사태가 수습된다고 판단한다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옳다"며 어 청장 퇴진을 압박하는 박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법대로 한 공무원이 정치인을 위해서 희생되어선 안 되고 실수한 정치인이 책임을 짐으로써 소신 있는 공무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맞다"며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물어보라! 공동체를 위해서 누가 더 소중한 존재인가? 한나라당과 박희태 대표인가, 경찰과 어청수 청장인가"라며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러나 그의 필사적 '어청수 일병 지키기'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 기류도 어 청장 경질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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