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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옥성, 끊어진 한국 복싱 '금맥' 이을까

'최강' 美 워런 잡고 플라이급 16강 안착

한국 복싱의 희망 이옥성 (27·보은군청)이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20년간 끊어진 한국 복싱의 '올림픽 금맥'을 다시 이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복싱은 1988 서울올릭픽에서 김광선, 박시헌이 2개의 금메달 따낸 이후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2000 시드니 대회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고, 지난 2004 아테네에서는 동메달 2개를 건지는 데 그쳤다.

한국은 지역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총 11체급 중 플라이급(-51kg)의 이옥성을 포함해 5체급에만 선수를 출전시켰다. 지난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이처럼 최악의 상태인 한국 복싱이 이옥성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그가 이미 한 차례 세계 정상을 경험했기 때문. 이옥성은 중앙중 재학시절 복싱을 시작,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대통령배 국제복싱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 2005년 중국 미안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플라이급(51㎏) 결승에서 안드리 라피타 헤르난데스(쿠바)를 꺾고 한국 선수로는 1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옥성은 그러나 이후 2006 도하아시안게임 8강 탈락의 좌절을 맛봤고, 작년에는 체육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에 매달리느라 잠시 복싱과 거리를 두면서 올림픽의 꿈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옥성은 다시 글러브를 끼었고, 신혼여행까지 미뤄가며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이옥성의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대진운은 좋지 않았다. 세계적인 강자들과의 대전이 32강전부터 줄줄이 잡혀있었기 때문. 1회전 탈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옥성은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냈다.

이옥성은 지난 12일 베이징 노동자 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 올림픽 복싱 플라이급(-51kg) 32강전에서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미국의 미국의 로시 워런을 9-8로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워런은 3년전 이옥성이 2005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준결승에서 한 번 이겼던 선수였으나 당시 워런은 '천재 사우스포'로 불리는 유망주였지만 18세에 불과했던 풋내기였고, 현재는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을 정도의 기량을 지닌 선수로 성장한 탓에 이옥성이 이번 대회에서 워런을 잡을 것이라 예상했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이옥성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차근 차근 점수를 쌓아 나갔고, 상대인 워런이 경기 종료 30여초가 남은 상황에서 8-9로 지고 있었음에도 착각을 일으켜 자신이 이기고 있는 줄 알고 도망치는 경기를 펼치는 행운까지 따라주며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이옥성은 오는 16일 아프리카의 최강자 왈리드 셰리프(30·튀니지)와 16강전을 치른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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