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으로 남북한의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공동입장이 끝내 무산돼 이명박 정부에 또 하나의 외교적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남북한이 공동입장, 국제사회로부터 갈채를 받은 바 있다.

28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각국의 개막식 입장순서를 간체자(簡體字) 획순에 따라 결정한 결과 한국은 176번째로 북한은 177번째로 입장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정식국호인 대한민국(大韓民國)의 대(大)자 대신 12획인 한국(韓國)의 한(韓)자를 기준으로 적용, 176번째로 입장하게 됐다. 북한은 간체자 명칭인 조선(朝鮮)도 첫 글자가 12획이지만 둘째자 획수가 많아 우리 나라 바로 다음으로 입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및 KOC 위윈장은 앞서 지난 25일 2008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결단식에서 남북 공동입장과 관련, "실무 회담을 제의했지만 북측에서 거절한 상태며, IOC와 함께 북한에 대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확답이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도 "북측의 반응을 보면서 현지에서라도 지속적으로 공동입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막판까지 공동입장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으나, 최근 남북한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볼 때 공동입장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남북한 '따로 입장'은 국제사회에서 남북간 갈등이 다시 증폭되는 모양새를 노정하는 것이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외교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