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대구 지원유세 과정에 주장한 'TK 핍박론'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 대표 발언이 TK(대구경북)외 지역에서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최악의 총선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반면, 다른 야당들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YS때도 핍박을 당했다"는 강 대표 발언에 PK(부산경남)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친박 무소속연대 의원들은 일제히 강 대표를 '민정당 시절 TK 패권주의자'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정말 그런 말 했나? 민심 완전히 날아갈 발언"
"지난 10년 DJ-노무현 정권, 더 나아가 YS 정권까지 15년 동안 대구경북이 얼마나 핍박을 받았나." "우리는 이제 이명박 정권의 최대 주인, 주주다. 우리가 그동안 손해 본 것을 이번에 다 보상받을 수 있다."
강 대표가 이날 대구 서문시장 유세과정에 행한 이같은 발언이 <뷰스앤뉴스>를 통해 보도되자마자, 한나라당 관계자는 즉각 기자에게 대구로 전화를 걸어와 발언 진위를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강 대표가 진짜 그런 발언을 했나"라고 확인한 뒤 "이거 큰일이다. 수도권 민심이 완전히 날라가는 발언을 했다"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그리고 PK도 자극했는데, 강 대표가 부산 가서는 무슨 발언을 내놓을 지 기가 막힌다"며 "궁지에 몰린 지역 출마자들이나 정치 신인들이 뒤에서나 함직한 말을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했으니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탄식했다.
또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강 대표 발언은 2004년 총선때 독주하던 열린우리당의 의석 수십석을 날린 정동영의 '노인 폄하 발언'에 버금가는 실언 중 실언"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대표까지 이런 악수를 두니 선거를 치루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대구 지역 지원유세에 나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PK 친박계 의원들 "강재섭, 민정당 출신이라고 티 내나"
YS정권이 TK를 핍박했다는 강 대표 발언에 PK 정가는 발칵 뒤집혀졌다. 같은 영남이면서도 PK와 TK 사이에는 묘한 경쟁관계가 있는 마당에 강 대표가 노골적으로 PK 정서를 자극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나라 후보들과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친박 무소속연대 후보들은 강 대표를 맹공하고 나섰다.
엄호성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강 대표 발언과 관련, "강재섭 대표는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는 일만 계속하고 있다"며 "도대체 김영삼 정권 때 대구경북이 피해를 받은 게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엄 의원은 "민정당 시절의 TK 정서를 불러일으키려고 그런 발언을 하나"라며 "자기가 민정당 출신이라고 지금 티 내는 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원래 지역 정서 발언도 그 지역의 맹주가 해야 먹히는 거지, TK 맹주 박근혜가 가만 있는데 자기가 무슨 지역 맹주라고 그런 발언을 해 표를 호소하나"라고 비아냥댄 뒤 "그런다고 먹힐 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오산이다. 강 대표 발언은 PK 민심까지 자극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강 대표 발언이 무소속연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근혜계 좌장 김무성 의원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공천부터 시작해서 이번 강 대표 발언까지 한나라당이 완전히 민정당으로 가고 있다"며 "박 대표가 대표 시절 강조한 게 무엇인가? 지역감정 없애고 제왕적 정당 구조 바꾸려 했던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 공천에서 완전히 밀실-계파 공천으로 정당 민주화를 파괴하고, 또 이번에는 강 대표까지 나서 지역감정 조장으로 박 대표가 노력했던 지역주의 타파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기다 김영삼 정권에서 TK가 억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은 PK를 완전히 적으로 돌리게 했다"며 "한나라당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탄식했다.
민주당 "강재섭, 대국민 사과하라"
통합민주당도 강 대표 발언에 쾌재를 부르며 강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강 대표 발언을 소개한 뒤, "강 대표는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 강 대표의 발언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아무리 집안싸움으로 총선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강 대표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지역주의를 조장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전날 정몽준 후보가 유세에서 했던 '선거철만 되면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다'는 발언을 인용한 뒤, "정 후보가 지적한 정치인이 바로 강 대표였다니 실소를 금치 못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집단이 한나라당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증명됐다"며 "강 대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 대표의 즉각적 대국민 사과를 압박했다.
한나라 완전..더는 추락할곳이 없구나.. 대구지역의 임금이신 박근혜 전 대표도 말 수 를 아끼고 계시는 마당에 당 대표란 사람이 대구에 대해 저렇게 말하고 다니시니...한나라당은 더 추락할데가 없구나 !! 두고봐라. 이번 부산지역에서 친박에서 엄호성, 무소속연대에서 김무성 포함 적어도 다섯석은 건지는 꼴을 봐야 정신차릴 한나라당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