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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준 2천억달러 지원 '약발', 단 하루뿐

미봉책 판단에 국제유가 110달러 돌파, 주가-달러 하락

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배럴당 110달러 벽마저 깨고 급등하면서 미국 주가와 달러화가 동반 급락했다. 전날 미연준이 발표했던 2천억달러 긴급 지원의 약발이 하룻만에 끝나는 양상으로, 세계경제의 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 19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 110.20달러를 기록하는 초강세를 나타낸 끝에 배럴당 109.92달러로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WTI 가격은 지난 1년 사이에 무려 86%나 급등하면서 이미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역대 최고치인 1980년 '오일 쇼크' 당시의 103.76달러(당시 가격은 38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유가 수준만 보면 3차 오일쇼크에 진입한 상태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6.4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역시 신고가 행진 중이다.

이날 유가 상승의 원인은 역시 달러화 하락이었다. 이날 엔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101.35엔까지 내려가 1995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도 유럽 외환시장에서 한때 1.5514 달러를 기록해 지난 1999년 1월 유로화 출범 이래 달러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화 가치의 하락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PBS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가치가 조정받고 있다"고 말한 것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와 함께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천억달러 자금 투입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타파에 실패할 것이라고 분석한 것도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미연준의 2천억달러 긴급지원에 사상최대 네번째로 큰 폭의 폭등을 했던 미국주가도 이날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초반 100포인트이상 상승세를 타다가 유가 폭등 등의 악재에 전날 종가에 비해 46.57포인트(0.38%) 하락한 12,110.24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1.89포인트(0.53%) 내린 2,243.87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88포인트(0.90%) 떨어진 1,308.77을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오는 18일 회의에서 미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대폭 인하할 경우 달러화가 더 폭락하면서 유가도 급등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며 세계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으로 몰아넣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연준의 2천억달러 지원이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판단이 확산되면서 하룻만에 주가가 하락하는 등 세계경제 불황이 심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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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9 13
    로즈벨트

    어디서 전쟁을 유도할까?
    공황타개는 전쟁뿐인데.
    주한미군을 빼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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