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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광고 반토막' 초비상 사태

광고주협회 광고 보이콧에, 특검 사태로 삼성광고도 격감

공중파 방송사들에 '광고 초비상'이 걸렸다. 1~2월 광고 집행률이 50% 전후로 격감, 올해 대규모 적자 발생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방송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중파 방송 3사의 2월 15일 현재 광고 집행률은 48~50% 수준으로 사상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1월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광고료 7.9% 인상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광고주협회가 연초부터 신규 방송광고 청약을 전면 중단한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삼성 비자금 사태까지 겹치면서 광고 물량이 가장 많은 삼성측이 광고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요즘 TV 뉴스나 드라마 광고를 유심히 보면 예전에 많게는 20개 전후까지 붙었던 광고숫자가 절반으로 반토막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올해 적자 예산을 편성했던 KBS는 말할 것 없고 나머지 공중파 방송사들도 예외없이 사상 최악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광고주협회는 정권교체기를 맞아 이번에 반드시 코바코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식으로 장기전을 벌일 기세이고, 삼성 특검도 4월까지 계속될 게 분명해 삼성이 그때까지는 광고를 정상화하지 않을 게 불을 보듯 훤해, 방송사 경영자들을 크게 당황케 하고 있다"며 "이런 요인에다가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방송사들의 올 한해는 전례없이 고달플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 들어 방송 3사는 우선 광고주협회의 거센 반발로 경영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광고주협회는 코바코의 광고료 7.9% 인상 철회 및 끼워팔기 등의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월부터 신규 방송광고 청약을 중단한 상태다. 이로써 월평균 2천억원에 달하던 광고청약 물량이 800억원 가량 격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광고주협회는 그럼에도 코바코가 광고료 인상 등을 철회하지 않자, 지난 13일 '2008년도 제2차 이사회'에서 3월에도 계속해 신규 광고청약을 하지 않는 동시에 6개월,1년 단위의 장기물(upfront) 청약도 중단하기로 하며 공세의 강도를 한단계 높였다. 장기물 광고물량은 월 평균 65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삼성 비자금 사태에 따른 광고료 격감도 큰 타격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은 방송사의 최대 광고주다. 그러나 삼성 비자금 사태 발발후 삼성은 광고물량을 크게 줄였다. 그동안 '4:3:3'의 비율로 삼성광고를 분배해온 방송 3사 입장에서 보면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방송계에서는 4월말 삼성 특검 수사가 끝난 뒤 상당 기간이 지나, 하반기에나 삼성 광고가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정권교체기를 맞아 이명박 새정부가 대대적 방송정책 전환을 선언하면서, KBS의 경우는 정연주 사장 문제 등으로 당분간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기 힘들 전망이고 MBC 또한 민영화를 놓고 새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여, 방송계는 올해 혹독한 한해를 보내야 할듯 싶다는 게 방송계 안팎의 일반적 관측이다.

방송 3사들이 올 들어 광고물량 격감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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