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민노당 비대위 대표 사퇴사 전문]
"국민의 뜻 이루지 못해 가슴 미어지는 절망 느껴"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대위 대표는 4일 전날 혁신안 부결에 따라 비대위 대표를 사퇴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사퇴사 전문과 일문일답. <편지자 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사퇴하며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당원여러분.
오늘 저와 비상대책위원 전원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납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보낸 최후통첩을 겸허하게 받아 안아 믿음직한 진보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라는, 국민과 당원의 기대와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물러나는 데 대해 국민여러분, 당원동지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어제 당대회를 통해 많은 국민과 당원이 확인한 것은 민주노동당 내의 낡은 질서가 여전히 강력하게 당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와 비대위가 일관되게 호소한 것은 국민의 경고와 질책에 대해 당이 응답하지 못한다면,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랜드, 홈에버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고, 태안 지역 주민들의 고통 역시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비대위의 혁신안은 바로 고통받는 서민대중 속으로 당이 성큼 나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를 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대선 참패조차 부정되는 당 대회를 보면서 당의 혁신을 기대한 모든 국민, 서민대중에게 송구스러울 뿐이며, 저 역시 그 책임을 통감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30년이 넘는 사회운동과 진보운동의 결실로 태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의 청춘과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민주노동당입니다. 이 땅의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절절한 바람과 희망이 돼야 하는 민주노동당입니다.
그러나 믿음직한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국민의 질책을 받아 안고, 과감하게 낡은 관성을 혁신하지 않는다면, 이 땅 노동자, 농민, 서민의 희망으로 설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들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에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과 절망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솔한 노력은 진보정치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
혁신안은 비록 부결되었지만, 우리가 가려는 혁신의 길, 믿음직한 진보정당의 길은 오히려 더욱 또렷해졌습니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국민들에게 약속한대로 국민들 생활 속에 푸른진보를 실현하는 믿음직한 진보정치의 새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질의응답
- 당 대회 표결 결과를 예상했나? 아니면 예상을 벗어난 결과인가?
= 당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우리 대의원동지들이 당을 살려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을 새롭게 태어나는 길을 선택해 주실 것으로 기대했었다.
- 모두발언 끝에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와 관련, 당 내에서, 아니면 당 밖에서 하겠다는 건가?
= 이후 진로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당의 혁신을 기대했던 당원동지들, 그리고 믿음직한 진보정당을 갈망하고 계시는 국민여러분들의 뜻을 헤아려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다.
- 어제 당대회가 파행으로 간 핵심적 사안은 뭐라 보는가.
= 어제 민주노동당 당대회는 국가보안법이 왜 폐지돼야 하는가를 역설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이란 말만 나오면 실제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경계를 넘어선 일탈 행위라도 용인해야 하고, 공당인 민주노동당을 정파연합을 넘어 정당연합의 수단으로 활용해도 문제 삼을 수 없으며, 당원의 신상정보와 내부기밀을 외부세력에게 넘기고 지시를 받아 활동해도 국가보안법 위반자이기 때문에 잘못을 물을 수 없다는 역설을 목도해야 했다.
유독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만큼은 진보운동의 상식과 이성이 마비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전체를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진보운동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씀하셨는데...
= 어제 당대회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러한 점은 당원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도 함께 인식하고 계셨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맡은 자리가 비대위 자리였다. 당이 비상한 국면에서, 그 마지막 국면에 난파선을 건져내라는 소임이 제게 주어졌던 것인데 그 소임이 어제 당 대회에서 부정된 것이다.
- 새진보정당운동 모임에서는 같이 하길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 이후 진로 문제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하겠다.
- 비대위가 오늘 사퇴하면서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공백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향후 민주노동당은 어떻게?
= 물러가는 입장에서 이후 민주노동당 지도체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저희가 사임하면서 생기는 지도부 공백은 현재 당헌상으로 최고위원직을 유지하고 계신 분이 한 분 계시다. 천영세 의원단대표가 당연직 최고위원이시다. 그분이 일정한 역할을 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향후 진로? 정파연합적 성격에 대한 결론은 났다고 보나?
= 오늘 이 시간까지 민주노동당 대표로서 당 혁신에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 그 노력이 좌절된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혁신과 비대위 혁신에 기대를 걸었던 당원들과, 또 많은 진보진영의 인사들과, 국민들의 뜻을 헤아려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 향후 거취 결정하시는 데는 어느 정도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나?
= 일단 설 기간 동안 충분히 고민을 해볼 생각이다.
- 지역구 출마까지 포함되는 건가?
= 그것도 포함해서 고민을 한번 해보겠다.
- 탈당 여부까지 포함해서 거취를 고민하는 건가?
= 민주노동당 관련해서는 어제 토론과정에서 분명해지지 못한 몇 가지 점이 있다고 본다. 국보법 문제로 혁신안이 왜곡됐는데, 과연 북한과 음성적으로, 개별적으로 관계하는 것이 이 당에서 계속 용인돼야 한다는 뜻인지, 그 점에 대해서 자주파는 분명한 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혁신안이 좌절되면 당을 떠나겠다고 하신 분들 중에 노회찬 의원이 계신데, 다른 분들과 의견을 나눠봤나?
= 지난 30여년간 노동운동을 포함한 사회운동의 결실로 출범한 민주노동당이고 또 지난 7년동안 고혈이 베어있는 당이다. 노회찬 의원도, 단병호 의원도 다른 의원도 아마 깊은 고뇌 속에서 자기 고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고민들이 기초가 돼서 앞으로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 혁신안 만들 때 안에 포함됐는데 지난 4년간 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생각 유효한가?
= 민주노동당 7년 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한다.
제가 일관되게 반대했던 것은 편향적 친북행위가 연계된 몇몇 사건들에 대해 당이 특히 다수파인 자주파가 당권을 쥠으로 해서 그런 사건들이 엄정하게 처리되지 못함으로써 마치 민주노동당 전체가, 또 7년 활동 전체가 종북주의로 규정되고 매도되는 그런 과정과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몇 가지 편향적 친북행위에 대해 재평가하고 책임을 물어 부정적 의미의 친북이미지와 단절하겠다는 것이 소신이었다.
사실 상식적인 정당이라면 이 사건이 났을 때 어떤 방식이든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 그것이 1년 3개월동안 오직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는 이유로 공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조치들이 방기됐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친북당으로 오인되는 그런 과정이 있었고 또 한편 당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하나의 동기가 됐다, 이렇게 생각한다.
- 연장선상에 있는 질문인데, 친북.종북문제가 대선 패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 대선패배가 종북주의 때문이라는 그런 과도한 단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중심으로 한 슬로건이 당 내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빚었고 그것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민생정당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그 의지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 거취를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일반 평당원들 집단탈당했고 오늘도 집단탈당 흐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 이대로의 민주노동당으로는 안된다는 문제인식에 모든 당원들이 절망하고 또 아파했다. 그러나 정말 국민들 속에 성큼 다가가는 믿음직한 진보정치의 길은 여전히 실험과정에 있고 그 길을 위해 뼈를 깎는 스스로의 혁신과, 또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쟁점에 한정된 논의가 아니라 국민들 속에 새로운 희망으로 설 수 있는 진보정치의 길이 어떤 길이고 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모색의 과정이 필요하다.
- 최근 보면 민주노총 배타적 지지 단체에서 비대위안 비토 했었고, 어제도 보면 소속 당원들이 비대위 안에 반대했는데, 당 밖에 있는 대중단체와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 배타적 지지단체에 당원들 많이 있다. 그 당원들도 당의 미래에 대해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고민들이 더 심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당과 대중조직 당원들과의 관계가 또 향후 진보정당과 대중조직의 관계가 올바른 관계정립에 전화위복 계기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 진보운동의 미래와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 제가 여러 차례 진보정당의 비젼과 관련해서 말씀드린 바 있다. 우선, 진보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본다. 그간 민주노동당은 노동조합 운동과 통일운동 기반으로 해서 출발했고, 과거 노동운동 통일운동의 인식과 경험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진보정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노동운동, 평화통일의 과제 뿐 아니라 21세기 진보 가치의 생태 환경 여성 평화 인권 등의 가치를 명실상부하게 아무르는 가치 혁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진보정치 주체혁신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지금까지 운동권끼리 정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보를 실천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정당이 돼야한다.
뿐만 아니라 향후 88만원 세대로 상징되는 비정규직의 운명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가 진보정치의 주체로 확고하게 설 수 있을 때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 실천의 혁신도 이뤄져야 한다. 정치라는 방법을 통해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부족했다. 국민들과 소통하고 또 어떤 정책이 그 사회적 힘을 획득할 수 있는 그런 다양한 실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저는 단순히 비판 반대에서 책임 있는 대안으로, 그리고 주장에서 소통으로, 그리고 우리끼리 정당에서 여럿이 함께 하는 정당으로 변화돼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 생활속에 푸른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적인 진보정당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푸른 진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주체에서 영, 가치에서 그린, 실천에서 다이나믹이다. 진보는 역동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세 가지를 담는 개념으로 ‘푸른진보’를 제기했었다.
마무리 -그간 비대위에 정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신 언론사 기자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고맙다.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사퇴하며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당원여러분.
오늘 저와 비상대책위원 전원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납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보낸 최후통첩을 겸허하게 받아 안아 믿음직한 진보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라는, 국민과 당원의 기대와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물러나는 데 대해 국민여러분, 당원동지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어제 당대회를 통해 많은 국민과 당원이 확인한 것은 민주노동당 내의 낡은 질서가 여전히 강력하게 당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와 비대위가 일관되게 호소한 것은 국민의 경고와 질책에 대해 당이 응답하지 못한다면,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랜드, 홈에버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고, 태안 지역 주민들의 고통 역시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비대위의 혁신안은 바로 고통받는 서민대중 속으로 당이 성큼 나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를 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대선 참패조차 부정되는 당 대회를 보면서 당의 혁신을 기대한 모든 국민, 서민대중에게 송구스러울 뿐이며, 저 역시 그 책임을 통감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30년이 넘는 사회운동과 진보운동의 결실로 태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의 청춘과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민주노동당입니다. 이 땅의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절절한 바람과 희망이 돼야 하는 민주노동당입니다.
그러나 믿음직한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국민의 질책을 받아 안고, 과감하게 낡은 관성을 혁신하지 않는다면, 이 땅 노동자, 농민, 서민의 희망으로 설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들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에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과 절망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솔한 노력은 진보정치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
혁신안은 비록 부결되었지만, 우리가 가려는 혁신의 길, 믿음직한 진보정당의 길은 오히려 더욱 또렷해졌습니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국민들에게 약속한대로 국민들 생활 속에 푸른진보를 실현하는 믿음직한 진보정치의 새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질의응답
- 당 대회 표결 결과를 예상했나? 아니면 예상을 벗어난 결과인가?
= 당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우리 대의원동지들이 당을 살려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을 새롭게 태어나는 길을 선택해 주실 것으로 기대했었다.
- 모두발언 끝에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와 관련, 당 내에서, 아니면 당 밖에서 하겠다는 건가?
= 이후 진로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당의 혁신을 기대했던 당원동지들, 그리고 믿음직한 진보정당을 갈망하고 계시는 국민여러분들의 뜻을 헤아려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다.
- 어제 당대회가 파행으로 간 핵심적 사안은 뭐라 보는가.
= 어제 민주노동당 당대회는 국가보안법이 왜 폐지돼야 하는가를 역설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이란 말만 나오면 실제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경계를 넘어선 일탈 행위라도 용인해야 하고, 공당인 민주노동당을 정파연합을 넘어 정당연합의 수단으로 활용해도 문제 삼을 수 없으며, 당원의 신상정보와 내부기밀을 외부세력에게 넘기고 지시를 받아 활동해도 국가보안법 위반자이기 때문에 잘못을 물을 수 없다는 역설을 목도해야 했다.
유독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만큼은 진보운동의 상식과 이성이 마비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전체를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진보운동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씀하셨는데...
= 어제 당대회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러한 점은 당원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도 함께 인식하고 계셨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맡은 자리가 비대위 자리였다. 당이 비상한 국면에서, 그 마지막 국면에 난파선을 건져내라는 소임이 제게 주어졌던 것인데 그 소임이 어제 당 대회에서 부정된 것이다.
- 새진보정당운동 모임에서는 같이 하길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 이후 진로 문제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하겠다.
- 비대위가 오늘 사퇴하면서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공백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향후 민주노동당은 어떻게?
= 물러가는 입장에서 이후 민주노동당 지도체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저희가 사임하면서 생기는 지도부 공백은 현재 당헌상으로 최고위원직을 유지하고 계신 분이 한 분 계시다. 천영세 의원단대표가 당연직 최고위원이시다. 그분이 일정한 역할을 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향후 진로? 정파연합적 성격에 대한 결론은 났다고 보나?
= 오늘 이 시간까지 민주노동당 대표로서 당 혁신에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 그 노력이 좌절된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혁신과 비대위 혁신에 기대를 걸었던 당원들과, 또 많은 진보진영의 인사들과, 국민들의 뜻을 헤아려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 향후 거취 결정하시는 데는 어느 정도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나?
= 일단 설 기간 동안 충분히 고민을 해볼 생각이다.
- 지역구 출마까지 포함되는 건가?
= 그것도 포함해서 고민을 한번 해보겠다.
- 탈당 여부까지 포함해서 거취를 고민하는 건가?
= 민주노동당 관련해서는 어제 토론과정에서 분명해지지 못한 몇 가지 점이 있다고 본다. 국보법 문제로 혁신안이 왜곡됐는데, 과연 북한과 음성적으로, 개별적으로 관계하는 것이 이 당에서 계속 용인돼야 한다는 뜻인지, 그 점에 대해서 자주파는 분명한 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혁신안이 좌절되면 당을 떠나겠다고 하신 분들 중에 노회찬 의원이 계신데, 다른 분들과 의견을 나눠봤나?
= 지난 30여년간 노동운동을 포함한 사회운동의 결실로 출범한 민주노동당이고 또 지난 7년동안 고혈이 베어있는 당이다. 노회찬 의원도, 단병호 의원도 다른 의원도 아마 깊은 고뇌 속에서 자기 고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고민들이 기초가 돼서 앞으로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 혁신안 만들 때 안에 포함됐는데 지난 4년간 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생각 유효한가?
= 민주노동당 7년 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한다.
제가 일관되게 반대했던 것은 편향적 친북행위가 연계된 몇몇 사건들에 대해 당이 특히 다수파인 자주파가 당권을 쥠으로 해서 그런 사건들이 엄정하게 처리되지 못함으로써 마치 민주노동당 전체가, 또 7년 활동 전체가 종북주의로 규정되고 매도되는 그런 과정과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몇 가지 편향적 친북행위에 대해 재평가하고 책임을 물어 부정적 의미의 친북이미지와 단절하겠다는 것이 소신이었다.
사실 상식적인 정당이라면 이 사건이 났을 때 어떤 방식이든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 그것이 1년 3개월동안 오직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는 이유로 공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조치들이 방기됐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친북당으로 오인되는 그런 과정이 있었고 또 한편 당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하나의 동기가 됐다, 이렇게 생각한다.
- 연장선상에 있는 질문인데, 친북.종북문제가 대선 패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 대선패배가 종북주의 때문이라는 그런 과도한 단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중심으로 한 슬로건이 당 내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빚었고 그것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민생정당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그 의지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 거취를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일반 평당원들 집단탈당했고 오늘도 집단탈당 흐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 이대로의 민주노동당으로는 안된다는 문제인식에 모든 당원들이 절망하고 또 아파했다. 그러나 정말 국민들 속에 성큼 다가가는 믿음직한 진보정치의 길은 여전히 실험과정에 있고 그 길을 위해 뼈를 깎는 스스로의 혁신과, 또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쟁점에 한정된 논의가 아니라 국민들 속에 새로운 희망으로 설 수 있는 진보정치의 길이 어떤 길이고 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모색의 과정이 필요하다.
- 최근 보면 민주노총 배타적 지지 단체에서 비대위안 비토 했었고, 어제도 보면 소속 당원들이 비대위 안에 반대했는데, 당 밖에 있는 대중단체와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 배타적 지지단체에 당원들 많이 있다. 그 당원들도 당의 미래에 대해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고민들이 더 심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당과 대중조직 당원들과의 관계가 또 향후 진보정당과 대중조직의 관계가 올바른 관계정립에 전화위복 계기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 진보운동의 미래와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 제가 여러 차례 진보정당의 비젼과 관련해서 말씀드린 바 있다. 우선, 진보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본다. 그간 민주노동당은 노동조합 운동과 통일운동 기반으로 해서 출발했고, 과거 노동운동 통일운동의 인식과 경험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진보정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노동운동, 평화통일의 과제 뿐 아니라 21세기 진보 가치의 생태 환경 여성 평화 인권 등의 가치를 명실상부하게 아무르는 가치 혁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진보정치 주체혁신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지금까지 운동권끼리 정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보를 실천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정당이 돼야한다.
뿐만 아니라 향후 88만원 세대로 상징되는 비정규직의 운명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가 진보정치의 주체로 확고하게 설 수 있을 때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 실천의 혁신도 이뤄져야 한다. 정치라는 방법을 통해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부족했다. 국민들과 소통하고 또 어떤 정책이 그 사회적 힘을 획득할 수 있는 그런 다양한 실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저는 단순히 비판 반대에서 책임 있는 대안으로, 그리고 주장에서 소통으로, 그리고 우리끼리 정당에서 여럿이 함께 하는 정당으로 변화돼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 생활속에 푸른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적인 진보정당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푸른 진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주체에서 영, 가치에서 그린, 실천에서 다이나믹이다. 진보는 역동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세 가지를 담는 개념으로 ‘푸른진보’를 제기했었다.
마무리 -그간 비대위에 정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신 언론사 기자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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