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총선 운동중인 윤승용 청와대 전 홍보수석의 “전북 원광대의 로스쿨 선정에 내가 힘을 썼다”는 발언 파문이 급속 확산되며, 급기야 로스쿨에서 탈락한 대학들과 언론이 윤 전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조선대 "윤승용이 특정대학에 유리하게 개입, 검찰 수사해야"
조선대학교 전호종 총장, 이상열 교수평의회 의장, 이원구 동창회장을 비롯한 교수와 직원, 학생, 동문 등 700여명은 3일 오전 버스편으로 상경, 교육인적자원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법학전문대학원 예비인가를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 동문들도 같이 동참했다.
이들은 “원광대의 로스쿨 유치과정에서 전북 익산 출신인 윤승용 전 청와대비서관이 깊이 개입해 특정대학이 선정될 수 있도록 법학교육위원이 사전에 조정돼 법학전문대학원 심사기준을 특정 대학에 유리하도록 짜 맞췄다”고 주장했다.
전호종 조선대 총장은 “지방 최초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을 배출한 조선대를 로스쿨 인가에서 제외했다”며 특히 윤승용 전 수석 발언에 대해 “법학교육위원회의 결정은 일부 권력자가 국정을 농단한 사건”이라며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조선대는 2일 오전 김춘환 법과대학장이 서울행정법원에 특정대학에 유리하게 변경된 경위에 관한 사실 등을 입증키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을 상대로 증거보전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국법학교수협의회(회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는 3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윤 전수석의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로스쿨 예비인가 발표를 새 정부로 넘기라”며 청와대와 교육부를 압박했다.
언론 "윤승용, 자신이 여우였다고 고백했다가 혼쭐"
언론들도 윤 전수석의 '가벼운 입'을 비아냥대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4일 사설을 통해 윤 전수석 발언을 상세히 소개한 뒤 "윤 전수석이 파문이 확산되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의욕이 앞선 나머지 다소 부풀려 발표한 점이 있다'며 살짝 발을 뺐다"며 "하지만 그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다. 청와대 내의 TF팀 설치 문제, 자신이 팀원이었다는 내용, 수도권과 지방의 인원 비율 조정 과정 등은 근거없이 지어낼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선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는 결과에 대한 승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로스쿨 인가 대학 확정 발표에 앞서 윤 전 수석의 폭로 내용에 대한 수사당국의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며 윤 전수석 발언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세계일보>는 여우가 호랑이 흉내를 낸다는 의미의 '호가호위'라는 사자성어를 제목으로 단 칼럼을 통해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자기가 여우였다고 고백했다가 혼쭐나고 있다"며 "청와대 수석으로 재직할 때 원광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선정되도록 힘 좀 썼다고 자기 자랑을 한 게 뒤탈이 난 것이다. 로스쿨에 탈락한 대학은 좋은 꼬투리를 잡은 셈이고 청와대는 아니라며 서둘러 부인한다"이라며 윤 전수석의 가벼운 행태를 비아냥댔다.
청와대내에서도 윤 전수석의 발언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봇물터져 윤 전수석은 고립무원의 처지로 몰리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설화(舌禍)'다.
총선을 의식한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가벼운 입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설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