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대표 최측근인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31일 '김무성 공천탈락' 시도의 배후로 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 등 이 당선인 측근 실세들에게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이 당선인의 뜻과는 달리 당권을 잡기 위해 분란을 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유승민 "선거법 위반도 포함시키면 이재오-정두언도 탈락"
유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부정부패 전력자 공천 배제를 규정한 당규 3조 2항과 관련, "그게 작년 경선 직후에 9월 11일날 개정이 됐더라"며 "그런데 그 상황이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경선에서 지고 나서 정말 경황이 없는 상황에 일사천리로 아마 통과된 당규인 모양인데 뒤늦게 저희들도 알게 된 것"이라며 문제의 당규가 이명박계 작품임을 강조했다.
그는 당규 3조 2항 개정의 '이재오 주도설'에 대해선 "그건 그 때 아마 당 지도부가 같이 했다고 봐야 되겠죠. 뭐 그 분이 꼭 주도했다기보다는 강재섭 대표께서도 그런 의지를 밝혔고"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이재오 의원도 당연히 동참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정황에 대해서 당시부터도 이건 특정인을 겨냥한 거 아니냐, 이런 말들이 많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정종복 사무부총장 등 이명박계 공심위원들이 공천배제 대상에서 선거법 위반을 제외키로 한 데 대해서도 "기준에 선거법은 왜 포함을 안 시키냐, 선거법도 당연히 포함이 돼야 된다"며 "우리들 주장대로 만약 선거법 위반까지 포함을 시키면 당선인 주변의 핵심실세라는 분들, 예컨대 정두언 의원이나 이재오 의원이나 홍준표 의원이나 이런 분들 다 해당이 된다"고 이명박계 측근 실세들과 거듭 각을 세웠다.
"이명박계 실세들이 자기사람 심어 당권 잡으려 해"
그는 '김무성 공천배제'가 이명박 당선인가 박 전대표와 맺은 '1.23 합의'를 파기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나는 그 부분은 구분을 해서 생각하는데, 당선인께서는 아마도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 가지고 총선에서 승리를 하고 또 행정부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그 상황을 제일 바랄 것"이라며 "그런데 당선인 주변의 특히 당에 있는 국회의원들, 실세라는 분들의 경우엔 7월달 전당대회도 있으니까 자기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더 심어야 되고... 그래서 당선인 생각하고 당선인 측근 핵심실세라는 분들, 그 분 생각이 똑같다고 보진 않는다"며 이재오 의원에게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그는 또 정두언 의원이 최근 국회에서 공천희망자 명단을 열람하다가 언론에 노출된 것과 관련해서도 "나도 사실 그 사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두언 의원이 공천심사위원회 위원도 아닌 분인데 왜 공천희망자의 이력서를 갖고 다니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며 "아마도 이 분이 당선인의 실세다, 이래서 이력서를 갖다주는 사람은 많지 않나 생각은 되지만 그게 만약 비선에서, 밀실에서 조직적으로 아직도 공천을 하고 있다, 그런 만약 하나의 증거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는 "왜냐하면 23일날 이-박 회동 전후해서 당선인께서 이런 밀실공천 이런 거 분명히 없애겠다고 말씀을 하신 걸로 나는 한다. 그래서 만약 정두언 의원이든 아니면 다른 핵심실세든 그런 분들이 아직도 밀실에서 공천작업을 하고 있다면 공당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박근혜 전대표 최측근 유승민 의원이 '김무성 공천배제' 배후로 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을 지목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당선인 실세들이 자꾸 욕심 차리는 것 같아"
유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 인터뷰에서도 공천심사 기준에 선거법 위반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며 "선거법 중에도 유권자를 대상으로 금품을 제공하고 향응을 제공하고 제3자 기부행위나 학력변조나 허위 비방이나 이런 것은 어떻게 보면 정치자금법보다 죄질이 더 나쁜 것"이라며 "당선자의 핵심 실세라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 선거법 위반 혐의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사태가 모종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지금 나타난 결과가 그렇다"며 "23일 날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회동을 해서 큰 틀에서 신뢰관계를 다시 회복을 하지 않았냐? 그런데 그 직전과 직후에 명단이 있느니 없느니 그 다음에 김무성 최고위원 이름을 거론해 가지고 바로 이 당규를 갖다대면 공천 신청조차 못 한다, 이런 보도가 쭉 나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한 편에서는 당선자와 박 전 대표가 정말 화합을 해서 뭉쳐서 총선 승리를 위해서 신뢰관계를 다지자,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뒤에서는 정말 어떻게 보면 좀 뒤통수를 치는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 이게 이제 당선인과 가까운 일각에서 좀 이상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의구심을 갖는 것"이라며 거듭 이 당선인 측근 실세들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그는 "당선인의 실세 이런 분들이 자꾸 자기 욕심을 차리는 것 같다"며 거듭 이 당선인 측근실세들을 질타한 뒤 "나는 정말 이긴 쪽이 또 당권을 장악한 쪽이 이런 고민을 하고 포용을 해 주기를 바라고, 당 지도부가 정말 중심잡고 잘 해 주면 집단 탈당이니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