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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훈 "일본이 조금만 나서주면 한일FTA 추진"

"한미동맹은 대체로 미국 이익에 맞춰 하고 있는 것"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에 이어, 정부가 일본과의 FTA 협상 추진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한일 FTA는 재계에서조차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판단, 반대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또 "한미동맹은 대체로 미국 이익에 맞춰 하고 있는 것", "한반도가 미국의 1차적 관심이 됐던 적은 한번도 없다"는 등, 정부 고위관계자로선 공식석상에서 하기엔 적절치 않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의 수장인 이 위원장은 앞서 DJ방북과 관련, "DJ 통일 논의하겠다니 답답하다" "참여정부, DJ방북에 거는 기대 없다"고 발언, 여권에서조차 맹렬한 비난을 받은 바 있는 정부측 관계자다.

이수훈 "한반도가 미국의 1차적 관심이 됐던 적 한번도 없다"

평화네트워크(대표 정욱식)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1 세기 동북아 질서와 한미관계’ 정책토론회에 초대된 이수훈 동북아시대 위원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정부가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예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위원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와 관련 “미국은 애시당초 6자회담에 적극적 관심이 부족하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재 북핵문제는 미국의 정책우선과제에서 밀려났다. 우선적 관심사는 넓게 말하면 중동지역이고 좁게 말하면 이란, 이라크, 팔레스타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은 일본에 1차적 정책적 관심, 전략을 두어왔다”면서 “그러나 한반도가 미국의 1차적 관심이 됐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6자회담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우리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좋은 의미에서 판을 흔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이 북한이 좀 더 전향적으로 나와 줘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주도하는 판 흔들기’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중.러.미.일 등 한반도 주변국 이해당사자 국가들의 국내상황을 적절히 주시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대응책만을 제시할 뿐이었다.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 ⓒ김동현


"일본과의 FTA 심각하게 고민중"

이 위원장은 한반도 안정화 방안의 하나로 유럽과 같은 ‘동북아 다자협력 제도화’ 문제를 제시했다. 또 이러한 동북아 다자협력 구상을 위해서는 동북아 경제협력과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북한을 배제한 5자 다자간 협력체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 위원장은 중단된 한.일 FTA 재개와 한.중 FTA 논의가 가속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금 한.일 FTA 협상 재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조금만 나서주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일본의 과거사 문제, 영토 분쟁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자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일본이 성의를 표시할 경우 한일 FTA협상을 재개할 속내임을 드러냈다.

이수훈 “한미동맹은 대체로 미국 이익에 맞춰 하고 있는 것"

반면 토론자로 나선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에 관련, 미국의 속내는 “IMF가 우리나라에 요구했던 급진적 개방화, 민영화, 미국식 신자유주의 모델을 수용하라는 것에 다름아니다”라며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경제모델을 이식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최 교수는 또 "미국과의 경제통합은 안보통합과 결합적 관계에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견제론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FTA 추진은 결국 ‘미국식 경제, 미국식 안보체제냐’ 와 ‘동아시아적 경제통합, 동아시아적 안보통합이냐’의 두 갈림길에서 우리정부가 ‘미국쪽’을 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략적 유연성 합의 후 불과 일주일만에 한.미 FTA 개시를 선언한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이수훈 위원장은 “미국이 우리가 좋아서 한미동맹 하고 있겠나”며 “한미동맹은 대체로 미국의 이익에 맞춰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가 (한미동맹을 통해) 모두 잃느냐? 우리 안보에도 봉사하는 엄연한 현실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과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한미동맹 조직문제에서 미국측에 많은 것을 들어준다 하는데, 나는 현실적으로 달리 선택이 별로 없다고 본다”며 “전략적 유연성을 자신들의 세계전략으로 럼스펠드가 그렇게 강하게 나오면 우리 한국이 무슨 수로 ‘그거 못받아 들이겠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워서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굴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인 방법이 달리 없으니 그렇게 선택해 놓고 그 정도 위상에서 지켜낼 것은 무엇이고 국가위상은 무엇인지 주고받기를 하는 거다. 누구에게 전부 다 주고 우리는 일방적으로 빈털터리로 가는 관계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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