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K검사가 회유-협박해"
신당 의원들과 접견서 '검사 실명' 공개해 파문 확산
김경준 "검찰, '우리도 살아야 하는데 이명박을 칠 수가 없다' 했다"
김 씨는 이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중앙지검 접견실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성호, 이종걸, 이상경 의원과 임내현 부정선거감시본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씨를 면회한 정성호 의원은 이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경준 본인은 귀국해 검찰에 갔을 때 이명박 후보를 위해 진술해 주면 나중에 별도의 추가적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기소후 추가 조사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날 접견에서 '한글 이면계약서' 원본을 가지고 김 씨의 어머니가 귀국한다는 소식이 보도됐을 무렵인 지난 달 23일 즈음에 검찰이 자신을 협박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검찰은 '검찰이 힘들다. 우리가 어떻게 하든 살아야 하는데 이명박을 칠수가 없다. 검찰이 살아야겠다. 검찰도 살 수 있고 김경준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면계약서를 다 니가 위조했다. 니가 다 했다고 하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판사는 아무 필요없다. 조서도 잘 써주고 구형도 낮추어주고 니가 인정한 부분에 대해 어떠한 이의제기도 안하고 좋게 공판에 도와주겠다. 최소한 형을 낮춰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에 "그럼 계약하자. 형에 관해서 정확하게 해달라"며 검찰에 이른바 '플리바게닝'(형량사전협의)을 요구했고, 이에 검찰 역시 "3년 정도 가능할 것 같다. 집행유예 가능성이 있다. 받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렇게 하면 나중에 중간 정도로 빠져 나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즉 이명박 후보도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이런식으로 검찰이 발표할 줄 알았는데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 후보 혐의가) 전부 빠져나가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김경준 "12~16년 살 거란 얘기 듣고 겁 났다"
정 의원은 김 씨가 검찰로부터 회유뿐 아니라 직접적인 협박도 받았었다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검찰이 나에게 '협조해주지 않으면,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될 것 같은데, 그러면 12년 내지 16년을 보복으로 줄 수 있으니 우리 검찰에 협조해라. 검찰만이 너를 보호할 수 있다. 검찰도 너도 살아야하니까'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특히 "형이 12~16년이 될 거란 검사의 이야기를 듣고 겁이 났다"며 "어떡하든 형을 내려 살고싶은 마음에 (검찰에)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검찰의 5일 수사결과 발표를 전해들은 직후 "이명박에 유리하게 진술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김씨와의 접견 내용을 브리핑한 정 의원은 김 씨를 회유, 협박한 문제의 수사검사가 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K모 검사"라고 김씨가 증언했다고 수사팀의 12명 검사중 1명의 구체적 실명을 밝혔다.
"이명박이 나에게 '다스는 내 꺼'라고 얘기해"
김 씨는 (주)다스 실소유주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이명박 씨가 나에게 '이건 내꺼다'라고 이야기했다"며 "(같이 동업할 당시) 이명박 씨가 다스에 대해서 '외국인이 2천억원, 즉 2억달러 정도로 (다스를) 사려고 하는데 니 생각은 어떠냐'고 나에게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에 "내가 기업회계를 좀 아니 다스에 대해 기업분석을 해 (이 후보에게) 이야기를 해 준적이 있다"며 "'내가 봤을 때 그 정도면 팔아도 좋겠다'고 이 후보에게 대답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스는 현대하고만 거래하게 돼 있었는데 삼성자동차와도 거래하려고 별개의 회사를 설립하려고 했다"며 "회사이름은 기억 안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당 "김경준 지금 공포감 느끼고 있어"
이같은 김경준 발언을 전한 정 의원은 "지금 김경준 피고는 상당한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다"며 "'정말 당신들이 계속 도와줄 수 있느냐, 당신들이 필요한 정보만 듣고 빠지는 게 아니냐'고 몇번씩 우리들에게 물었고, 이에 내가 '그렇지 않고 법률가의 양심에 따라 도와주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김 씨에게 알아본 결과 김 씨는 송환 이후 20일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조사를 받았다. 어떨 때는 새벽 2시, 또 어떨 때는 새벽 4시까지 조사를 받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묵비권을 행사하고 싶었다는데 담당검사가 '우리나라는 미국하고 다르다. 진술을 거부해봤자 소용없다. 진술을 거부하면 시인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날 변호인 신청을 한 율사출신 신당 의원들에게 "매일 와서 내 조사에 입회해달라"며 거듭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당, "김경준, 11월 19일~21일 이틀동안 변호인 없이 조사"
김 씨를 함께 접견한 김종률 신당 의원은 "오늘 접견하고 나서 소위 김경준 씨의 자필메모에 대해 김홍일 차장이 전화 걸어와 해명한 게 있다"며 "김 차장은 '검찰은 전과정에서 변호인을 입회시켰고 수사과정을 녹음 녹화했기에 자필메모에 대해서는 눈꼽만큼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김 차장검사 말을 전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우리가 확인한바로는 지난 11월 19일부터 21일 오후까지 적어도 최소한 이틀 가까운 시간동안 김 씨는 변호인 입회 없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간은 김 씨의 변호사가 교체되던 시기였다.
그는 또 "모든 조사 과정에서 녹음 녹화가 이뤄졌다고 검찰이 주장했지만 실제로 김 씨는 영상이 설치안된 검사실에서 상당부분 수사를 받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당히 심리상태가 도토리처럼 쪼그라들어 있었다"며 "위축되고 패닉,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김 씨의 현재 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