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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권영길-문국현 토론 배제' 파문

"경마식 보도하겠다는 거냐", 토론회 중단 가처분신청 경고도

KBS와 MBC가 내달 1∼2일 지지율이 10% 이상인 이명박-이회창-정동영 세 후보만 상대로 TV토론회를 열기로 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KBS-MBC "이명박-이회창-정동영 3자만 TV토론"

KBS와 MBC는 협의를 갖고 다음달 1일과 2일 오후 9시40분부터 100분 동안 생방송을 통해 합동 토론회를 중계하기로 하고 세 후보에게 공문을 보냈다. KBS는 정관용, MBC는 손석희 진행자가 토론을 진행하기로 잠정확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선거법 82조 2항에 규정된 '선거방송토론회 주관 대담 토론회'의 초청 대상과 양 방송사 선정기준이 다르다는 것. 선거법은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와 16대 대통령선거,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2002년 비례대표 시·도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일반 일간 신문사의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 등을 토론회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권영길 후보와 문국현 후보 모두 초청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토론자가 5명이 돼 토론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양 방송사가 이들을 제외키로 한 것. 당연히 권영길-문국현 후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노당 "토론회 중단 가처분 신청 내겠다"

가뜩이나 지지율 정체에 부심하던 민노당은 소식을 접하고 “방송사가 앞장서서 3자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냐”며 격노했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16일 “각 정당과 후보에 대한 정보, 정책을 유권자에게 공정하게 보도해야 할 방송사가 권영길후보 제외한 3자 토론 진행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공정한 평가를 주도해야 할 방송사가 지지율을 기초로 경마식 보도를 더욱 증폭시키려는 태도”라고 질타했다. 민노당은 16일 원내대표 등으로 방송사 항의방문단을 구성해 두 방송사에 항의방문를 하기로 했다.

당 선거대책본부 집행위 회의에서도 양 방송사를 성토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김선동 상임선대본부장은 “양 방송사의 이러한 태도는 선관위 가 제시한 기준과 부합하지 않을 뿐 더러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할 소지가 있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만일 우리의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토론회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선대본부장도 “지난 16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도 권영길 후보의 방송토론에 차별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용길 선대본부장은 “국민은 삼성비자금의 심각한 문제점과 아울러 재벌개혁에 대한 각 후보들의 정견을 듣고 싶어한다”며 “삼성특검과 재벌개혁에 대한 5당 후보들의 토론이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국현측 "공영방송 본분 망각한 어처구니없는 처사"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측도 크게 격노했다.

문국현 선대위원회 본부장 및 언론특보들은 지난 15일 오후 MBC를 방문해 최문순 사장에게 항의한 데 이어 16일에는 KBS 정연주 사장에게도 항의 방문을 하는 동시에, 16일 양 방송사를 맹비난하는 대변인실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변인실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의 기준은 ‘여론조사 지지율 5% 이상’이다. 상위법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선관위의 기준을 무시하고 방송사 자체의 10%이상 이라는 기준을 만들어 소위 ‘빅3’ 만의 합동토론회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채 시청률을 의식한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실은 " ‘빅3’는 ‘부패와 구태 3형제’일 뿐"이라며 "부패한 후보, 차떼기 후보, 박스떼기 후보 셋을 모아놓고 토론을 하겠다는 것은 공영방송인 MBC와 KBS가 국민들의 알권리를 의도적으로 짓밟은 불공정한 처사"라고 거듭 비난했다. 대변인실은 "우리는 두 공영방송이 기득권 카르텔의 음모에 놀아나지 말 것을 간절하게 촉구한다"며 "우리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국민들과 함께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뜩이나 밑바닥 지지율에 부심하던 권영길-문국현 후보측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인 KBS-MBC의 처사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여서, 앞으로 적잖은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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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2 17
    Moon

    정말 말도 안되는 처사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꺼꾸로 가는 것같다.
    민주주의는 쇼가 아니다.
    국민에게 알권리를 제공해야하는 양대방송사가 이런 기본도 안된 발상을 한다는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크나큰 위기를 안겨줄 수 있다.

  • 12 20
    나라사랑

    문국현 후보님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세요.
    아직 국민 대다수가 누구를 찍을지 마음의 결단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문후보에게도 토론할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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