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을 거듭한 끝에 3위에 그친 지난 7월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때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일부 고참선수들이 대회기간중 숙소를 무단이탈해 룸싸롱에서 위안부들과 술파티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통신사인 <뉴시스>는 29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명 선수들이 지난 7월 아시안컵 바레인, 인도네시아전 등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현지 룸살롱에서 업소 여성 도우미들과 폭탄주를 곁들여 심야 음주파티를 수차례 벌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축구대표팀의 주축인 A선수는 아시안컵 D조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대1로 비긴 지 이틀 뒤인 7월 13일 오후 10시쯤 숙소를 이탈해 현지 가이드 등 3~4명과 함께 자카르타 시내의 L룸살롱에서 양주와 맥주를 마신 후 업소 여성들과 가이드 집으로 '2차'를 나갔다. 이틀 후인 7월 15일 한국은 예선 2차전에서 바레인에 1대2로 역전패했다.

또 1무1패로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던 7월 16일. 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 문제의 A선수를 포함한 대표팀 고참급 선수 4명은 다시 숙소를 무단이탈, 또다른 현지 유명 룸살롱인 S에서 폭탄주를 마신 뒤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술판을 벌였다.

대표팀은 이틀 후 인도네시아를 1대0으로 간신히 이기고 조2위로 8강에 진출했으나 그후 3위에 그쳤다. 당시 베어벡 감독은 대회에서 졸전을 벌인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같은 보도가 나간 직후 대한축구협회는 즉각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상조사 작업에 착수했고, 대부분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가 이에 30일 성명을 통해 "2007 아시안컵 기간 일부 대표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당혹감과 송구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 여부를 파악해야겠지만 축구 팬과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이어 "그동안 대표 선수들이 소집되면 선수들에게 한국 축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명예와 자존심을 갖고 행동도 '대표 선수'답게 처신하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교육했지만 이번과 같은 사고를 낳게 돼 죄송할 따름"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이번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필요하다면 해당 선수 징계 등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물의를 빚은 선수들의 징계를 다짐했다.

그러나 자카르타의 한 교민은 지난 7월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축구협회 임원들이 골프치고, 선수들은 아가씨들과 술 먹는다는 내용의 글을 몇 차례 올린 것으로 전해져 축구협회가 사전에 음주 사실을 알고서도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