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영국의 도리스 레싱

페미니즘의 고전 <황금 노트북> 등 영국 대표 여류소설가

2007년 노벨문학상이 서구 문명을 통렬하게 비판해온 영국의 여성 소설가 도리스 레싱(88)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1일 밤 "도리스 레싱은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분열된 문명을 비판한 서사 시인"이라는 선정 이유와 함께 도리스 레싱을 제1백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2005년부터 수상 후보로 거론됐으며, 올해도 영국의 도박회사 래드브록스가 당선 확률 10 대 1로 후보군 명단에 올려놓는 등 기대를 모았던 고은 시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배를 마셨다.

레싱은 전후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1919년 10월 이란 커만샤에서 영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1924년, 다섯 살 때 가족을 따라 아프리카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의 농장으로 이주했던 레싱은 정부 지원금과 융자를 받은 이주였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진흙으로 손수 집을 지어야 했을 정도로 힘들게 사는 궁핍을 경험했다. 열세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독학으로 공부했고, 열다섯 살엔 집을 떠나 타이피스트, 전화 교환원 등으로 일했다.

1938년 공무원과 결혼해 두 자녀를 낳고 이혼한 레싱은 재혼했다가 다시 이혼한다. 레싱은 둘째 남편의 성(姓)이다. 1949년 재혼에서 얻은 아들만 데리고 소설가를 꿈꾸며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그때 그의 수중엔 단돈 20파운드가 전부였고, 다음해 자전적 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해 런던에서 큰 반향을 끌어내며, 작가로서 성공의 길을 질주하게 된다.

그는 미수(米壽)인 88세의 고령에도 소설 <간극(The Cleft)>를 발표했고, 최근 전 세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서 홈페이지(www.myspace.com/dorislessing)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즐겨 찾는 블로그도 1백36개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창작 및 정보화사회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AP통신에 따르면 레싱은 이날 스웨덴 한림원이 그의 이름을 호명할 때 쇼핑 중이었으며, 발표 두 시간 후 수상 소식을 들은 그는 런던 자택 앞에서 “그동안 나는 유럽의 중요한 상은 모두 받았는데 오직 하나만 빠졌다. 이제 모두 채워서 기쁘다. 이번 수상은 로열 플러시(포커게임에서 가장 높은 최상의 패)”라고 말했다.

그는 폭넓은 경험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소설은 물론 시, 희곡 등에 걸쳐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왔으며, 1962년에 발간된 페미니즘 소설의 고전이자 대표작인 <황금 노트북>(Golden Notebook)'는 공산주의와 여성문제, 광증, 정신적 성장 등을 담아내 2005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현대 1백대 영어소설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1950년대 '앵그리 영맨(Angry Young Man)' 세대의 대표 작가로 부각시킨 <초원은 노래한다>(The Grass is Singing.1950), 서머셋몸 상을 수상한 중편소설집 <다섯>(Five.1953), <폭력의 아이들> 연작(1964), 자서전 <나의 속마음>(Under My Skin.1994)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특히 대표작인 <황금 노트북>은 자전적 요소가 강한 소설로 ‘자유로운 여자들’이라는 테두리 소설과 주인공이 쓰는 4권의 일기가 교대로 전개되며, ‘소설 속에서 소설 쓰기’라는 메타픽션적 구성을 취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인공인 여성작가 안나는 자신의 여러 역할인 사회주의자·이혼녀·어머니·연인등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내용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예술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터득하는 과정을 담은 소설로 모두 5부로 구성됐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소설은 내게 여전히 가장 교훈적인 경험으로 남아 있다”고 적었다. 1997년 평민사에서 출간한 한국어판은 현재 절판상태로, 출판사 뿔에서 새로 번역해 10월 중 출간할 계획이다.

다음은 2000년 이후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2000년 가오싱젠(중국. 극작가)
-2001년 V.S. 네이폴(영국. 소설가)
-2002년 임레 케르테스(헝가리. 소설가)
-2003년 J.M. 쿳시(남아공. 소설가)
-2004년 엘프레데 옐리네크(오스트리아. 소설가)
-2005년 해럴드 핀터(영국. 극작가)
-2006년 오르한 파묵(터키. 소설가)
-2007년 도리스 레싱(영국. 소설가)
김홍국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0 0
    봄향기

    https://youtu.be/1Lbgm0bf4Qo
    지금 이순간 필요한것은??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