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美정찰기 또 침범. '참변' 당할 것"
"영공 침범"→"경제수역 침범". 말 바꿔가며 거듭 격추 경고
김 부부장은 이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 공군의 대응 출격에 의해 퇴각했던 미 공군 정찰기는 8시 50분경 강원도 고성 동쪽 400㎞ 해상 상공에서 우리측 해상 군사분계선 상공을 또다시 침범하면서 공중정찰을 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걸어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이미 미군 측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상태"라며 이날 새벽 발표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거론한 뒤, "미국 간첩 비행기들이 아군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침범하곤 하는 우리 경제수역 상공, 그 문제의 20∼40㎞ 구간에서는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미군이 우리측 경제수역을 침범하지 않고 그 바깥에서 정탐 행위를 하는 데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또다시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측 경제수역을 침범할 시에는 분명하고도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위임에 따라 반복하여 경고한다"며 "240해리 이상의 탐지 반경을 가진 적대국의 정찰 자산이 우리의 200해리 경제수역을 침범하는 것은 명백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아직까지도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어떠한 위험이 저들에게 마주 오고 있는가를 감득하지(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더욱이 참변까지 당한다면 분명 그것은 자작지얼(自作之孼·자기가 저지른 일 때문에 생긴 재앙)로 될 것"이라며 '참변'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격추를 경고했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20∼40㎞ 구간' 언급은 2018년 9월 체결된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서부지역은 MDL에서 20㎞, 동부지역은 40㎞ 안의 상공에서 정찰기와 전투기의 비행을 금지했다는 대목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이날 새벽 발표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선 "영공을 수십㎞나 침범"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하자 김 부부장은 "경제수역(EEZ) 침범"이라고 말을 바꾼 모양새다.
통상적으로 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발언한 직후에는 북한이 실제로 군사적 도발을 자행해와,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정상회담 참석차 순방을 떠난 시점에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합참은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북측은 오늘 재차 한미동맹의 '공해 상공'에서의 정상적인 비행 활동에 대해 위협적 언동을 통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바, 이 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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