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검찰, 수백억 폭리 취한 기획부동산업체 적발

정-관계 로비 의혹도 수사중, 전현직 여권실세 연루 의혹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제8부는 9일 싼 땅이 곧 개발돼 금싸라기 땅이 될 것이라는 식의 허위 정보를 흘려 수백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삼흥그룹 김현재(47) 회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삼흥 센추리 삼흥 인베스트 등 5개의 기획부동산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사기로 2백12억원을 챙기는 한편 89억원 상당의 조세 포탈과 계열사 자금 2백45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김 씨가 부동산매매로 벌어들인 회사수익 중 상당액을 정관계 로비에 제공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허위 과장 광고로 토지 매각 후 고발되면 회유

검찰에 따르면 이들 계열사는 평균 1백20명에서 1백50명에 달하는 텔레마케터 직원과 임원 10명을 고용해 토지 매수 희망자들을 끌어 모았다. 또 임원들은 수당을 챙길 목적으로 허위 또는 과장된 설명을 해 피해자들을 양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삼흥그룹이 기획부동산 사관학교’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대표적인 기획부동산 업체로 서울시내 기획부동산 업체의 대표 대부분이 이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화로 토지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회사로 불러들여 호화스러운 사무실과 임의로 작성된 개발계획도면을 보여주고 소비자들을 현혹해 왔다. 검찰은 또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사살이 드러날 경우 지가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사실을 숨기려는 경향도 역이용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 고소를 할 경우 계열사 직원들을 동원해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땅값이 떨어지고 임직원이 처벌받으면 땅의 소유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식의 회유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이 끝까지 고소를 취하지지 않는 피해자는 풍부한 자금력으로 즉시 합의하여 피해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원천봉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5년간 5개 계열사 매출 합계 5천3백18억원

검찰 발표에 따르면 삼흥 5개 계열사가 5년간 전국 20여개 지역에서 올린 매출 합계는 총 5,318억원 상당으로 횡령액만도 2백45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우선 이들이 2003년 5월경부터 12월까지 제천시 청풍면 계산리에 있는 계산관광지내 펜션부지를 사업용으로 공동으로 건축해야 함에도 개인용으로 개별적으로 건축할 수 있다고 속였다며 피해자만 95명에 약 1백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지난 2003년 8월경 무주군과 펜션단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개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인허가신청을 한 것처럼 속여 3억3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2004년 5월경부터 7월까지 이천시 대월면 사동리 산 77에 있는 임야가 용도변경이 불가능함에도 이를 상업용지로 변경가능하다고 속여 15명에게 약 12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어 2005년 4월부터 8월경까지는 용인시 모현면 초부리 산 73 임야를 전원주택 건축을 위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속여 1백2명에게 약 9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이들 4개 지역의 부동산매매 사기 피해자는 모두 2백13명으로 파악됐지만 수사가 확대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중 정부부터 참여정부까지 여권에 자금 전달 여부 주목

정치권에서는 김 씨가 김대중 정부 당시 실세였던 김 모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고 참여정부 하에서도 여당 산하 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어 불법 정치자금이 정치권에 흘러갔을 가능성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 돈이 전달됐을 경우 작성됐을 리스트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의 조세포탈과 횡령혐의와 관련해서도 "전체 매출규모의 70~80%상당만 신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매출 누락분은 주로 회장의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삼흥그룹 계열사 사장 박 모 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회사 임원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현재 5개 계열사의 계좌 추적을 통해 횡령금액의 사용처 및 여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형준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