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한나라당에 대해 도대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이 뭐냐며 정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힐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와 이 후보, 한나라당이 정상회담을 놓고 큰 논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됐지만 실은 논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입장이 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후보는 지난 2월6일에는 `임기 1년 앞두고 정상회담을 반대한다'에서 3월7일에는 `정상회담이 투명하게 되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8월8일에는 `핵폐기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정략적 이용은 안된다'고 했다가 그저께는 `핵이 있는 상태에서 협상을 벌이면 핵을 인정하는 꼴'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금 전 뉴스를 보니 이 후보가 다시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며 "이는 어떤 뜻인지 모르겠다. 5년 뒤에 하든 10년 뒤에 하든 언제든지 찬성한다는 뜻인지, 그렇다면 반대한다는 뜻 아니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 참모들은 `회담이 성공해야 한다'고 하고, 강재섭 대표는 `연기하자'고, 당 대변인은 그저께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더니 어젠 `연기요청 없다'고 말했다"며 한나라당의 왔다갔다도 꼬집었다.

그는 "이처럼 회담을 놓고 혼란스러움이 남발되는 것은 세 가지중 하나"라고 전제한 뒤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 대해 깊은 이해없이 나온 즉흥 발언이거나, 아니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정치적 득실을 따진 발언이거나, 속으론 반대하면서 여론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며 "이 셋 중의 하나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발언이 혼란스러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입장을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저희도 그것에 대해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거듭 왔다갔다를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