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인재 10년간 15만명 키운다…관련학과 최대 5천700명 증원
교원만 확보하면 증원…"지방대, 수도권보다 재정지원 더 할것"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학과 학부 정원이 1천300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에는 재정지원을 강화한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교육부는 반도체 전문 인재를 키우고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이들 정부 부처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첨단산업 인재 양성 특별팀(TF)을 꾸리고 정책 과제를 발굴해 왔다.
산업계는 반도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 약 17만7천명 수준인 반도체부문 인력이 10년 후 30만4천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대학이 첨단분야 학과 신·증설시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학부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에 똑같이 적용된다.
교사(校舍)·교지(校地) 등 대학 운영 규정상의 다른 기준은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첨단분야 겸임·초빙교원 자격요건도 완화하고, 국립대는 정부와 협의를 거쳐 교수 정원이 배정되는 점을 고려해 학과 증설 관련 전임교원 확보 기준을 하향조정(80→70%)한다.
별도의 학과 설치 없이 기존 학과의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릴 수 있는 '계약정원제'도 신설한다.
기존 학과에서 기업체와 협의해 정원외로 '채용 조건'의 학생을 뽑아 교육하는 방식이다.
직업계고 학과를 개편하고, 교육역량이 우수한 대학 20곳을 반도체 특성화대학·대학원으로 지정한다.
이렇게 되면 석사 1천100명, 학사 2천명, 전문학사 1천명, 직업계고 1천600명 등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이 최대 5천700명 늘어난다.
학부에서 증원이 예상되는 2천명 가운데 상당 부분은 수도권 대학이 늘릴 것으로 보인다.
신입생 충원난이 심각한 지방대학이 이번 정책에 반발하는 이유다.
김일수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40개 대학에 (반도체학과 학부 증원) 수요조사를 한 결과 수도권은 14개교가 1천266명, 지방은 13개교가 611명 증원 의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박순애 부총리는 "지방대학은 수도권대학보다 여러 측면에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지원 면에서 혜택을 줄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금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가(신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상당부분은 지방대학을 위한 지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정원 증원분을 고려해 2022∼2031년 반도체 관련학과 졸업생 중 7.7%가 해당 분야에 취업한다고 가정할 경우 첨단산업계로 진출할 반도체 인력은 약 4만5천명이 된다.
정부는 정원을 늘리는 것과 별개로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확충한다.
전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산학연 프로젝트를 확충하고, 타 전공 학생도 반도체 인력이 될 수 있도록 단기 집중교육과정(반도체 부트캠프) 사업을 신설한다.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직업계고·전문대에 기업수요 맞춤형 프로그램과 일·학습 병행 교육과정도 늘린다.
이처럼 재교육 등 재정지원사업으로 혜택을 받는 학생과 재직자 10만5천명을 합하면 반도체 인재를 최대 15만명가량 키워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정부는 또,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거점으로 두고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설치해 협업체계를 꾸리는가 하면 '인재양성 전략회의'를 신설해 관련 의제도 발굴한다.
한편, 교육부는 반도체 외에 다른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수도권 대학 정원을 더 늘리더라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입학 정원은 1999년 이후 약 11만7천명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은 10만9천명가량이다. 8천명이 여유가 있고, 이를 다소 넘어서더라도 심의를 거쳐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수도권에서 (증원 인원이) 8천명 넘게 나온다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서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법 개정까지는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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