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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상은의 도곡동 땅, 차명의혹 짙다"

"김만제, 땅값 제시하며 매입 강요", 서청원 무혐의 처분도

검찰이 13일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명박 후보의 차명 의혹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의 도곡동 땅 중 이 후보 맏형 이상은씨 보유 땅은 이씨 소유가 아닌 '차명 의혹'이 있다고 밝혀,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이 최종적으로 누구 땅인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덧붙였으나 이명박 땅이라고 주장한 박근혜 선대위의 서청원 고문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림으로써 엿새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경선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킬 초대형 발표이기 때문이다.

검찰 "김재정 땅은 김재정 것 분명하나, 이상은 땅은 차명 의혹"

도곡동 땅, 홍은프레닝 등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고소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최재경 부장검사)는 13일 오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홍일 3차장검사는 "도곡동 부동산 가운데 이상은씨 명의 지분은 실제 이씨 소유가 아니라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이지만 그가 누구인지 가리기 위해서는 실제 관리하고 현금 관리하는 이모씨를 조사할 필요가 있지만 검찰 출석에 응하지 않아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상은씨가 김씨와 공동매입한 서울 도곡동 땅의 지분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매입자금 출처에 대해 골재채취 및 현대건설 납품이익, 젖소 판매 대금, 일본 식품회사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중개 수수료 등으로 7억8천만원을 조달했다고 해명했으나, 객관적 증빙자료가 전혀 없고 자료 제출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매각대금 또한 이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전혀 없고 1백억원이 넘는 거액의 돈을 금리가 낮은 채권 등 간접투자상품에 10년 이상 넣어두고 이 돈 중에서 200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2천만~4천만원씩 15억여원을 97차례에 걸쳐 전액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매우 이례적인 거래 양태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특히 "이씨는 현금을 본인과 아들의 생활비 등으로 썼다고 주장하지만 현금으로 인출할 이유가 없는 데다 15건이 해외 출국 때 인출됐고, 자금관리인 이모씨와 전혀 통화한 적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씨 본인의 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의 소득규모나 소비형태, 신용카드 사용내역에 비쳐 이 돈을 계좌주인 이씨가 아닌 다른 이모씨가 거래하고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후보 맏형인 이상은씨가 지닌달 27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씨는 귀국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김만제, 땅값 265억까지 제시하며 매입 강요"

검찰은 또한 문제의 도곡동 땅을 포스코개발이 매입한 경위와 관련해 매매가 사실상 당시 포항제철 회장이던 김만제 한나라당 고문에 강매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김 차장검사는 "당시 회사 관계자들이 해당 대지를 아파트 개발 용지로 매수 검토하다 수익성이 없어 포기했는데, 포철 고위 관계자가 가격까지 `265억원'을 제시하며 매수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진술해 거래가 사실상 김만제씨가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과 감사원 자료, 포스코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지난 6월 "김만제 전 포철 회장과 골프를 치면서 이명박 전 시장이 93~94년 도곡동 땅이 자신의 소유이니 사달라"고 했다고 언급해 지만원씨 등에 의해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고발된 서청원 전 의원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려, 서 고문 주장이 사실임을 간접 확인해줬다.

검찰은 또한 한나라당 지시로 김만제씨가 2차례 소환 출두에 불응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를 비판, 또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재정 도곡동 땅은 김재정 것"

검찰은 그러나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와 관련해서는 계좌추적과 신용카드 사용 및 납세 내역 등을 확인하고 관계자.참고인 등을 조사한 결과, 김씨의 지분을 실제 김씨 소유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의 매입자금 7억8천만원은 현대건설 퇴직금, 아파트 매도자금, 부친 지원 등으로 충당됐으며 매도대금도 양도소득세, ㈜다스 출자금, 주식투자 등 개인용도로 썼고 나머지는 보험, 증권, 은행 등의 금융상품을 관리하면서 30억여원의 손실을 낸 뒤 현재 1백20억원을 갖고 있다.

김 차장검사는 "김씨의 경우 매각대금을 직접 관리하면서 선물거래 등 위험있는 금융상품을 운용하거나 개인 부동산 취득 자금 등에 사용해 본인 소유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밖에 "(주)다스의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의 천호 동 주상복합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밖에 투자자문회사 BBK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김경준씨가 9월 귀국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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