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안쪽 허벅지 두차례 만졌는데 성폭력 아니라고?"
"정의당 입장문 자체가 2차 가해"
강민진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당은 이 입장문을 전당원 문자발송까지 하였다"고 울분을 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우선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제가 그 용어를 썼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이 경악스럽다"며 "저는 그 사건에 대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한 적이 없다. 그리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이라는 용어는 제가 사용한 말이 아니라, 가해자가 저에게 사과문을 보내오면서 쓴 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이 피해자를 상대로 이런 입장을 내는 것이 2차 가해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이냐"라고 반문한 뒤, "게다가 당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모 위원장 사건이 성폭력 사안이라는 것은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다’고 말했고 한다. 당 대변인의 입으로 피해를 부정하는 입장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문제의 성폭력이 발생한 지난해 11월 20일 술자리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처음 공식적으로 11월 경의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 사건을 선대위 회의에서 알렸을 때, 그가 술자리에서 제 허벅지에 두차례 손을 대었고, 심지어 접촉한 허벅지 부위가 안쪽 허벅지였기 때문에 더 놀랐고, 몸이 굳고 당황해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그 자리를 피하려고 빠져나왔으나 가해자가 계속 따라왔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당내에서 이런 문제를 처음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까지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데 제가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그 자리에서 안 썼다고 해서 성폭력이 아니게 된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영국 대표 등 지도부가 은폐하려 한 적이 없다는 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 입장문은 제가 'A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사과 조치'를 먼저 요구한 것처럼 적시하였는데, 해당 회의 자리에서 제가 이를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다. 저는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고, 제가 당에서 이러한 젠더폭력을 겪은 것이 처음이 아니고 저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심각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가해자가 지방선거 출마를 한다고 하여 걱정된다고도 이야기했다"며 지난해 11월 21일 회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회의에서 제가 이야기를 채 끝마치기 전에, 당 대표께서 말씀하셨다. '이 일은 공식 절차(당기위)를 밟지 않고, 다만 다음에 또 이같은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절차대로 처리하겠다.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엄중 경고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경고로 회의가 마무리되었다"며 "저는 '발설하지 말라'는 말이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이 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가해자의 지방선거 공천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천 박탈을 촉구했다.
<강민진 반박 전문>
제가 겪은 두 건의 성폭력에 대한 당의 입장을 읽었습니다. 당의 입장문 자체가 2차가해입니다. 당은 이 입장문을 전당원 문자발송까지 하였습니다.
1.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제가 그 용어를 썼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이 경악스럽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기에 '성폭력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사건에 대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이라는 용어는 제가 사용한 말이 아니라, 가해자가 저에게 사과문을 보내오면서 쓴 말입니다. 당이 피해자를 상대로 이런 입장을 내는 것이 2차 가해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게다가 당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모 위원장 사건이 성폭력 사안이라는 것은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당 대변인의 입으로 피해를 부정하는 입장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2. 제가 처음 공식적으로 11월 경의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 사건을 선대위 회의에서 알렸을 때, 그가 술자리에서 제 허벅지에 두차례 손을 대었고, 심지어 접촉한 허벅지 부위가 안쪽 허벅지였기 때문에 더 놀랐고, 몸이 굳고 당황해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그 자리를 피하려고 빠져나왔으나 가해자가 계속 따라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또한 당내에서 이런 문제를 처음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까지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제가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그 자리에서 안 썼다고 해서 성폭력이 아니게 된단 말입니까. 그리고 당시에 정말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면, 가해자로부터 사과문을 받아 전달해주는 역할을 왜 젠더인권특위가 맡은 것입니까.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3. 가해자의 공천 심사 과정에서 젠더인권특위에 문의가 있었다는 소식은 이 입장문을 통해 처음 들었습니다. 저는 가해자의 행위를 성폭력이 아니라고 규정해준 적이 없습니다. 제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했으므로 공천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그 누구도 저의 의사를 묻지 않았습니다.
4. 11월 20일 당 행사에서 피해를 겪은 다음날, 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당 젠더특위원장에게 사실을 알렸습니다. 당기위 등 공식 절차를 밟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저의 감정과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이 과정은 정식 조사과정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상의하는 과정이었다고 이해했으며, 당에서는 본 건에 대해 정식 진상조사를 진행한 적은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이 사건을 없었던 일처럼 넘어갈 수는 없겠다고 판단이 들었지만 당기위에 제소하는 것은 두려워서, 젠더특위원장에게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개최해줄 것을 당대표에게 대신 전달해달라. 그 자리에서 내가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11월 22일 비공개 선대위 회의가 열렸고(당 입장문에서는 대표단회의라 명명하였으나 이는 틀린 사실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공식적으로는 처음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당 입장문은 제가 'A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사과 조치'를 먼저 요구한 것처럼 적시하였는데, 해당 회의 자리에서 제가 이를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고, 제가 당에서 이러한 젠더폭력을 겪은 것이 처음이 아니고 저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심각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지방선거 출마를 한다고 하여 걱정된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회의에서 제가 이야기를 채 끝마치기 전에, 당 대표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일은 공식 절차(당기위)를 밟지 않고, 다만 다음에 또 이같은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절차대로 처리하겠다.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엄중 경고를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경고로 회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2차 가해 우려를 해서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그러한 친절한 설명은 없었고 저는 '발설하지 말라'는 말이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였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가해자가 사과를 하겠다며 전화와 문자가 계속 와서, 저는 당 젠더특위장에게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젠더특위장에게 '나는 가해자를 만나고 싶지도 않고 연락을 직접 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며 도움을 요청했고, 젠더특위장은 당대표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사과문을 받는 과정을 담당하고 전달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가해자로부터 사과문을 받는 것이 저에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사과문을 수용했습니다. 가해자의 사과문 작성 과정 등에서 젠더특위장이 고생을 많이 하였고 최대한 저를 도와주려고 하셨기 때문에, 사과문 내용에 대해 더 수정의견을 주지 않고 수용했습니다. 늘 이런 문제를 중간에서 해결하느라 고생하는 젠더특위장에게는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5. 여영국 대표가 가해자에게 '엄중 경고'를 하셨다고 하는데, 가해자는 아직도 저에게 며칠마다 한 번씩 자신의 선거운동 홍보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엄중 경고를 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6. 그럼에도 당이 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가해자의 지방선거 공천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7. 당은 입장문에서 제가 직장내괴롭힘 사건 진상조사위 결과 관련해 작성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제가 이 내용을 성폭력 피해 문제와 함께 언급했던 것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청년정의당 당직자에 의한 두 번째 성폭력이 진상조사 과정에서 제가 제출한 증거가 무시되고 소명 기회를 요구한 것이 묵살되는 상황을 바탕으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당의 대처 문제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더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8. 청년정의당 직무대행은 공식 입장을 내고, 제가 ‘성폭력 사건을 지도부가 무마시켰다’고 주장한 것의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고 하셨는데, 저는 ‘무마’라는 표현을 쓴 바 없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청년정의당 현 당직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그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할 직무대행이 저에게 아무런 사과와 유감의 표시를 하고 있지 않은 점 역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 그동안 너무나 많은 악플과 허위사실 유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 글에 달리는 댓글은 내용 불문 삭제할 예정이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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