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나도 정의당 간부들에게 성폭력 당했다"
청년당직자와 단체장후보 지목. "여영국 대표 '발설하지 말라' 해"
강민진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저는 청년정의당 당직자 A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잘못된 주장이 전 당직자 B씨에 의해 유포되고 언론에까지 보도된 후, 이로 인한 충격으로 자살을 결심하였다가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등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그 가운데 A씨가 저지른 성폭력은 저를 벼랑 너머로 등을 떠밀어버리는 행위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한동안을 깊게 앓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주요 당 간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며칠 전 저는 그를 정의당 당기위에 제소하였다"며 "청년정의당 당직자 A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피해상황에서 맡았던 냄새가 코 끝을 떠나지 않고 제 몸이 혐오스러워 한참을 고통스러워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이 사실을 신고하거나 알리게 된다면 가해자 A씨 역시 저에 대한 허위주장에 가담하며 보복을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며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 이제는 저 뿐 아니라 가족들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더 나아가 "정의당 내에서 이런 일을 겪은 것이 처음도 아니었다"며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열린 전국 행사의 뒷풀이 자리에서,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은 저의 허벅지에 신체접촉을 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일이 있고 나서 저는 그저 잊어버리려고도 해보고, 별 일 아닌 것처럼 생각해보려고 애썼지만 불쾌한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대선에 악영향을 준다’는 식의 반응만 돌아올까 두려웠다"며 "고민한 끝에, 저는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대선 선대위 관련 회의에서 여영국 대표 등에게 처음 공식적으로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회의 현장에서 여영국 대표는 ‘이번 일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를 하겠다.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결론을 지었다. ‘발설하지 말라’는 말은 저에게도 압박으로 다가왔다"며 "저 역시 공식 절차를 밟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의에서의 당대표의 반응을 보며 ‘역시 앞으로도 영원히 침묵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체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날 회의가 끝나고, 해당 위원장으로부터 계속 전화와 문자가 와서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저는 그로부터 사과문을 받고, 사과문을 수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며 "해당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의 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다. 며칠마다 한 번씩 제 휴대폰으로 그의 선거운동 홍보 문자가 오고,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공직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성폭력 전력을 공천여부 판단의 기준으로 두고 있으며, 타 정당에 비해 엄격한 공천 기준을 세우고 있음을 홍보해왔다. 그러나 제 사건에 대해 당대표도 알고 있고,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자격심사위원장인 사무총장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의사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당은 그를 지방선거 후보로 공천했다"며 "묻고 싶다. 바깥으로 논란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정의당다운 방식이냐"며 정의당을 질타했다.
강 전 대표 모친인 이모씨도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딸이 너무나 큰 고통을 겪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딸이 자살을 생각하고,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과정에서 제 가슴도 너덜너덜해졌다. 음식을 목으로 삼키는 것을 힘들어하여 병원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다"며 "딸은 지금도 바깥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누가 볼까봐 선글라스를 끼고 모자를 푹 눌러쓴 이후에야 겨우 외출을 한다. 집에서도 불안함이 자주 밀려와 몸을 떨 때가 많다. 결국 저를 비롯해서 가족들도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딸이 정의당에서 겪은 성폭력들을 털어놓았을 때, 솔직한 저의 심정으로는 당사를 찾아 멱살을 잡고 ‘너가 인간이니?’ ‘너 같은 게 정치를 한다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며 "이제는 어떻게든 제 딸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에게 사죄를 받을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는 딸을 보며 심장에서 피눈물이 난다. 대체 정의당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는데 없던 일처럼 지방선거에 공천을 해주고, 제 딸이 절박한 위치에 내몰려 있는 것을 이용해 성폭력을 저지르는 일들이 정의당에서 일어나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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