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준결승 진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 한시간밖에 못잤다"
"누가 올라오든 잘 하겠다"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배구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목소리는 쩍쩍 갈라져 있었다.
경기 중에 어찌나 소리를 지르며 후배들을 독려했을지 짐작이 갔다.
김연경은 코트 안팎에서 대표팀의 중심을 잡으며 팀을 올림픽 4강 무대로 끌어올렸다.
김연경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 '강적' 터키와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한 뒤 활짝 웃었다.
그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밤 10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계속 뒤척였다"며 "잠깐 눈을 감고 뜨자 새벽 5시더라. 한 시간 정도 잤다"고 고백했다.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출전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터키전에서 말 그대로 배수의 진을 치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
매 순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최다인 28점을 기록했다.
승부처였던 3세트 24-23에선 주심이 양효진(현대건설)의 플레이를 두고 석연치 않은 포히트 범실을 선언하자 거칠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연경은 "사실 경기 전부터 심판의 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한번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흐름이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후 김연경과 일문일답.
-- 준결승에 진출한 소감은.
▲ 경기 전엔 아무도 우리가 준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하나의 팀이 돼 4강에 진출해서 기쁘다. 한 명의 배구인으로서 많은 분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게 돼 기분 좋다. 8강 상대로 터키가 결정됐을 땐 이기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다만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한 번 맞붙어본 팀이라서 감독님의 전략과 전술을 잘 소화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했다.
--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진출 때 기분과 비교하면.
▲ 그때는 준결승 진출의 의미를 잘 몰랐다. 오늘 더 큰 느낌을 받았다. 그때도 많이 준비하고 열심히 했지만, 이번 대회 땐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 동료들도 고생 많이 했다. 좀 더 값진 것 같다.
-- 목이 쉬었는데.
▲ 아마 관중이 없어서 내 목소리가 많이 들렸을 것이다. 소리를 많이 질렀다. 목 관리 잘해서 준결승전에서도 목청 높여 목소리를 지르겠다.
-- 작전 타임 때 동료들을 독려하던데.
▲ 사실 본 경기에선 새롭게 할 게 없다. 다만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차분하게 해야 한다. 5세트 타임아웃 때 후배들에게 차분하게 임하자고 했다.
-- 3세트 때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는데.
▲ 1세트부터 심판의 판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상대 팀이 항의하면 꼭 다음에 (휘슬을) 불어주더라. 그런 점을 보면서 항의하면 반응을 보이는 심판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우리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됐다. 사실 후배들을 모았을 때 (심판) 욕도 하고 그랬다. 경고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
-- 이번 대회에서 유독 5세트에 강한 모습이 나오는데.
▲ 오늘 5세트를 앞두고 후배들이 지금까지 5세트는 모두 우리가 이겼다고 말하더라. 오늘 경기도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했다. 우리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자신감이 넘쳤다. 물론 고비도 많았다.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버틴 것 같다.
-- 8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이 있었다고 했는데, 터키였나.
▲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팀이 아니었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되리라 생각했다. 일단 준결승 상대는 기다려봐야 한다. 누가 올라오든 잘하겠다.
--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게 많이 생각날 것 같다.
▲ 그때 올림픽을 밟은 선수들이 현재 대표팀에 많이 있다. 이제는 정말 중요한 대결을 해야 한다.
-- 오늘 경기가 김연경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가 될 뻔했다.
▲ 어제 잠을 못 잤다. 밤 10시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계속 뒤척였다. 잠깐 눈을 감고 뜨니 새벽 5시더라. 아마 다들 못 잤을 것이다. 9시 경기가 쉽진 않다.
▲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 잡생각이 많이 났다. 그렇게 잘 오던 잠이 어제는 안 오더라.
▲ 정확히 몇 시간 정도 잤나.
-- 한 시간 정도다. 눈 감고 (바로) 눈 떴다. 룸메이트인 표승주에게 자냐고 묻기도 했다. (표)승주도 못 잤을 것이다. (웃음)
▲ 많은 사람이 오늘 경기를 시청했다고 하는데.
-- 매우 감사하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남은 두 경기를 마무리 잘하겠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잘 살펴보면 지금 우리는 모든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언제든지 출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원팀이 된 것 같다. 박은진은 오늘 서브를 매우 잘 넣어줬다. 우리는 박은진이 좋은 서브를 넣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지윤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했다. 모두 훈련 때 했던 부분이다. 버텨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 현재 대표팀의 팀워크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하나.
-- 런던올림픽 때 함께 뛰었던 언니들에게 혼날 것 같다. 죄송하지만 지금이 나은 것 같다.
▲ 3개월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 올림픽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VNL 전부터 밖에 나가지 못했다. VNL 대회에서는 이탈리아에서 거의 격리 생활을 했고, 돌아와서도 격리 생활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훈련을 했다. 그리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가 도쿄에 왔다. 지금 하고 싶은 게 매우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그걸 위해 버티고 있다.
▲ 오늘 경기 후 울었나.
-- 전혀 안 울었다. 매우 기뻤다. (웃음)
경기 중에 어찌나 소리를 지르며 후배들을 독려했을지 짐작이 갔다.
김연경은 코트 안팎에서 대표팀의 중심을 잡으며 팀을 올림픽 4강 무대로 끌어올렸다.
김연경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 '강적' 터키와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한 뒤 활짝 웃었다.
그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밤 10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계속 뒤척였다"며 "잠깐 눈을 감고 뜨자 새벽 5시더라. 한 시간 정도 잤다"고 고백했다.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출전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터키전에서 말 그대로 배수의 진을 치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
매 순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최다인 28점을 기록했다.
승부처였던 3세트 24-23에선 주심이 양효진(현대건설)의 플레이를 두고 석연치 않은 포히트 범실을 선언하자 거칠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연경은 "사실 경기 전부터 심판의 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한번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흐름이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후 김연경과 일문일답.
-- 준결승에 진출한 소감은.
▲ 경기 전엔 아무도 우리가 준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하나의 팀이 돼 4강에 진출해서 기쁘다. 한 명의 배구인으로서 많은 분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게 돼 기분 좋다. 8강 상대로 터키가 결정됐을 땐 이기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다만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한 번 맞붙어본 팀이라서 감독님의 전략과 전술을 잘 소화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했다.
--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진출 때 기분과 비교하면.
▲ 그때는 준결승 진출의 의미를 잘 몰랐다. 오늘 더 큰 느낌을 받았다. 그때도 많이 준비하고 열심히 했지만, 이번 대회 땐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 동료들도 고생 많이 했다. 좀 더 값진 것 같다.
-- 목이 쉬었는데.
▲ 아마 관중이 없어서 내 목소리가 많이 들렸을 것이다. 소리를 많이 질렀다. 목 관리 잘해서 준결승전에서도 목청 높여 목소리를 지르겠다.
-- 작전 타임 때 동료들을 독려하던데.
▲ 사실 본 경기에선 새롭게 할 게 없다. 다만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차분하게 해야 한다. 5세트 타임아웃 때 후배들에게 차분하게 임하자고 했다.
-- 3세트 때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는데.
▲ 1세트부터 심판의 판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상대 팀이 항의하면 꼭 다음에 (휘슬을) 불어주더라. 그런 점을 보면서 항의하면 반응을 보이는 심판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우리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됐다. 사실 후배들을 모았을 때 (심판) 욕도 하고 그랬다. 경고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
-- 이번 대회에서 유독 5세트에 강한 모습이 나오는데.
▲ 오늘 5세트를 앞두고 후배들이 지금까지 5세트는 모두 우리가 이겼다고 말하더라. 오늘 경기도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했다. 우리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자신감이 넘쳤다. 물론 고비도 많았다.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버틴 것 같다.
-- 8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이 있었다고 했는데, 터키였나.
▲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팀이 아니었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되리라 생각했다. 일단 준결승 상대는 기다려봐야 한다. 누가 올라오든 잘하겠다.
--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게 많이 생각날 것 같다.
▲ 그때 올림픽을 밟은 선수들이 현재 대표팀에 많이 있다. 이제는 정말 중요한 대결을 해야 한다.
-- 오늘 경기가 김연경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가 될 뻔했다.
▲ 어제 잠을 못 잤다. 밤 10시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계속 뒤척였다. 잠깐 눈을 감고 뜨니 새벽 5시더라. 아마 다들 못 잤을 것이다. 9시 경기가 쉽진 않다.
▲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 잡생각이 많이 났다. 그렇게 잘 오던 잠이 어제는 안 오더라.
▲ 정확히 몇 시간 정도 잤나.
-- 한 시간 정도다. 눈 감고 (바로) 눈 떴다. 룸메이트인 표승주에게 자냐고 묻기도 했다. (표)승주도 못 잤을 것이다. (웃음)
▲ 많은 사람이 오늘 경기를 시청했다고 하는데.
-- 매우 감사하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남은 두 경기를 마무리 잘하겠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잘 살펴보면 지금 우리는 모든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언제든지 출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원팀이 된 것 같다. 박은진은 오늘 서브를 매우 잘 넣어줬다. 우리는 박은진이 좋은 서브를 넣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지윤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했다. 모두 훈련 때 했던 부분이다. 버텨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 현재 대표팀의 팀워크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하나.
-- 런던올림픽 때 함께 뛰었던 언니들에게 혼날 것 같다. 죄송하지만 지금이 나은 것 같다.
▲ 3개월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 올림픽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VNL 전부터 밖에 나가지 못했다. VNL 대회에서는 이탈리아에서 거의 격리 생활을 했고, 돌아와서도 격리 생활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훈련을 했다. 그리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가 도쿄에 왔다. 지금 하고 싶은 게 매우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그걸 위해 버티고 있다.
▲ 오늘 경기 후 울었나.
-- 전혀 안 울었다. 매우 기뻤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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