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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81% "돈 때문에 아이 낳기 어려워"

살인적 사교육비-아파트값 폭등이 주범, "한국 붕괴 중"

우리나라 국민의 81%가 "한국은 돈 때문에 아이를 낳기 어려운 나라"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안낳는 저출산 국가로 전락한 근본원인이 살인적 사교육비와 아파트값 폭등 등에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붕괴위기다.

"한국은 아이 낳기 쉬운 나라"에 공감, 19%에 불과

28일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10~12월에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 5개국의 20~49세 남녀(각국 1천여명 가량)를 상대로 출산과 육아 실태에 대해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아이를 낳기 쉬운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 편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대답은 스웨덴이 98%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78%, 프랑스 68%, 일본 48% 순이었다. 반면 한국은 불과 19%에 그쳤다. 81%가 "한국은 아이를 낳기 어려운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원하는 아이의 숫자보다 실제 아이가 적은 사람에게 '아이를 더 낳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낳고 싶지 않다'가 50%를 넘은 반면, 미국과 스웨덴은 '낳고 싶다'가 80%에 달했다.

'아이를 더 낳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한국의 68%가 '돈이 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같은 답을 한 이들은 일본이 56%였다.

육아의 역할분담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아내만 한다'와 '주로 아내가 한다'가 합쳐서 70%에 육박해 육아의 여성 전담이 출산기피의 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스웨덴은 '아내와 남편이 동일하게'가 90%를 넘었으며 미국과 프랑스도 절반을 넘었다.

여성이 평생 낳은 아이의 숫자는 한국이 1.19명으로 가장 적었다. 일본은 1.29명, 미국은 2.04명, 프랑스 1.89명, 스웨덴 1.71명으로 각각 파악됐다.

한 백화점이 둘째.셋째.넷째 출산 대상 고객들에게 침구세트를 할인해주는 '출산장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낳기 힘들어하는 살인적 집값과 사교육비 등 근원을 제거하지 않는 한 저출산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살인적 사교육비-아파트값 폭등이 저출산 주범

이번 국제비교 조사결과는 우리나라가 지금 사실상 "붕괴 중"임을 보여주는 충격적 조사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뜩이나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최저로 떨어진 마당에, 국민의 81%가 "한국에서는 돈 때문에 아이 낳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출산 기피가 더욱 확산되면서 한국의 물적토대를 밑둥채 붕괴시킬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출산 기피가 '돈' 때문이라고 응답한 대목은 이같은 출산 기피가 지난 4년여간 폭등한 아파트값 때문에 젊은 세대의 내집 장만이 힘들어진 데에 근본원인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공교육 체제가 마비되면서 사교육비가 급증한 것도 출산기피의 주요원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출산 기피가 지속돼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국민연금 파산을 비롯한 재정적자 급증, 성장동력 상실 등 국가 붕괴적 상황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삼성 등 한국 대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한 요인은 신제품을 수출하기 전 국내시장이 그 제품의 판매 성공여부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테스팅 마켓'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저출산 추세가 지속화한다면 한국경제는 테스팅 마켓 등이 소멸되면서 밑둥채 붕괴될 것"으로 우려했다.

출산 기피 근본원인에 대한 수술없이 출산장려수당 등 편법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맹성이 촉구되는 대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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