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계엄군 발포 직전 광주 도착. '사살명령' 내렸을 것"
전 美정보관 "사복군인 공작조 투입 확인" "헬기 사격 보고 올려"
미육군 방첩부대 501정보여단의 광주파견대 군사정보관이었던 김용장씨는 1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5월 21일 점심 12시 전후로 헬기를 타고 K57(군 비행장)에 왔고, 오자마자 K57 비행단장실에서 회의를 열었다’, ‘회의 참석자는 정호용 특전사령관, 이재우 505보안부대장과 불상자 1명 등 4명 가량이었다’는 내용을 상부에 보고했다"며 "이 사건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당시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5월 21일 오후 1시 도청 앞에서 발포가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전두환씨의 방문 목적은 사살명령이었다고 생각 된다. 그 회의에서 전두환의 사살명령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게 저의 합리적 추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가기 위해 사복군인 공작조를 군수송기로 실어날랐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일명 ‘편의대’라 불리며 시민 행세를 했던 사복군인들이 실제로 존재했다"며 "5월 20일 ‘성남에서 C-130 수송기를 타고 온 약 30~40명이 K57 광주비행장 격납고 안에 주둔하면서 민간인 버스를 타고 광주 시내로 침투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직접 격납고로 찾아가 제 눈으로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는 20~30대에 짧은 머리였고 일부는 가발을 썼으며,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려져 있었고, 그 중에는 거지처럼 넝마를 걸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며 "‘편의대’를 광주로 보낸 것은 전두환 보안사였고, 홍성률 1군단 보안부대장, 서의남 505 대공과장이 이들을 지휘하기 위해 K57에 출입했다는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북한 특수군이 했다는 방화,총격, 장갑차 등 군 수송차량 탈취는 일반 시민이 했다고 보기 어려운 매우 극렬한 행위"라며 "이 '남한 특수군'이 선봉에서 시민들을 유도하거나 직접 벌인 소행으로 추정된다. 유언비어 유포도 마찬가지로 이들이 시민으로 위장해 벌인 공작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극우 일각의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선 "당시 항공에는 미국의 정찰 위성 2대가 고고도와 저고도에서 당시 광주와 북한을 집중적으로 정찰했다. 북한군 600명이 미군의 첨단 감시망을 피해서 들어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침투했다는 보고는 할 필요가 없어서 안 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밖에 "가매장한 시신을 재발굴해서 일부는 광주통합병원에서 소각했다. 최근 보고에 보면 시신 9구가 김해공항으로 수송됐다고 하는데 제 추론인데 틀림없이 거기서 바다에 던져 수장했을 것"이라며 "소각은 하루에 20구씩 10일이면 200구 정도 하지 않았겠나 추측하는데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군 헬기 사격과 관련해선 "5월 21일 낮 UH1H 소형 헬기에서 M60으로 'Machine gunning(기관총 사격)'했다고 보고를 했다"며 "위치는 도청 주변이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송갑석 의원 등이, 광주청문회에서 양심선언을 한 허장환 전 보안사 특명부장,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5월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