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출신 강효상 "방상훈, 靑에 항복한 양상훈 파면하라"
"사장님이 변한 거냐, 양상훈이 오버한 거냐", 양상훈 칼럼에 발끈
강효상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오늘자 지면을 읽고 나서는 이렇게 사장님께 공개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며 "오늘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보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습니다"며 양 주필의 이날자 칼럼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를 문제 삼았다.
양 주필은 칼럼에서 "북이 핵폭탄(핵물질)을 몇 개나 어디에 갖고 있는지 전모는 김정은만 알고 있다. 미국 CIA와 미 국방부의 추정치가 다를 정도로 미국도 모른다. 20~100개 정도로 추정할 뿐이다. 핵물질 한 개는 야구공만 하고 북에는 땅굴이 1만개에 달한다"며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핵폭탄 10~20개 정도를 폐기하겠다고 하고 적당한 핵 사찰도 수용하겠다고 하면 트럼프는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평화가 왔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에 숨겨진 핵폭탄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북은 NCND(확인도 부인도 않는)로 나올 것이다. 국제사회는 시간이 흐르며 북을 이스라엘과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취급하게 된다. 이것이 김정은이 추구하는 목표라면 상당히 현실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되면 한국민은 바보가 된다. 그런데 때로는 바보가 이기는 경우가 있다"며 "북한 땅 전역에서 국제사회 CVID 팀이 체계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 자체로 커다란 억지 효과가 있다. 북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지는 몰라도 지금처럼 대놓고 '서울 핵폭발' 위협은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한 관계자가 "북이 속이겠다고 작정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한동안 도발은 하지 못한다. 그 기간에 북 정권이 어느 정도 개혁·개방해 폭력성·위험성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북에 국제 자본이 들어가면 실제 그런 효과가 생겨날 것이다. 결국 북이 무너질 수도 있다. 누가 알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그렇게 되면 한국민은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는 이기는 '전략적 바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기적을 바라지만 어느 날 북핵이 싹 없어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북핵 급류는 어느 굽이를 돌고 있다. 이 굽이 다음에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이 고비에서 시간과 역사는 결국엔 노예제 스탈린 왕조가 아니라 자유와 인권의 편일 것으로 믿을 뿐"이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강효상 의원은 이 글에 대해 "양 주필은 칼럼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적이니 북한 체제의 붕괴를 기다려보자는 주장을 폈지만, 북한 체제가 붕괴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일어나기 힘든 기적"이라며 "양상훈 칼럼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양상훈 칼럼이 나온 타이밍은 더할 수 없이 위험합니다"라면서 "북미회담을 코앞에 앞두고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조선일보의 논설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주장 등 한국 보수의 입장을 살펴보고 이를 협상에 감안합니다. 그런데 이 칼럼은 한마디로 북한에 항복하라는 얘깁니다. 미 당국자들이 이 칼럼을 보고 한국 보수의 한 축인 조선일보가 북한에게 항복했다는 시그널로 인식하게 되면 그 책임을 어쩌려고 하십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 나아가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협박한 이틀 뒤에 이런 칼럼이 실렸습니다. 관련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건 마치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백기 투항을 한 것과 같습니다"라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이번 조선일보 비난 논평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조선일보를 겁박해서 길들여, 강력한 비판세력을 제거하려는 고도의 술책입니다. 마치 과거 김대중 정부 때 6.15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선일보에 가한 파상공세와 똑같습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방 사장님. 과거 김대중 정부의 탄압으로 사장님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셨을 때 당시 사장님께서 보여주셨던 용기와 기개를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면서 "그런데 지금의 조선일보는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사장님이 변한 겁니까. 아니면 양상훈이 오버한 겁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양상훈이 정권과 결탁하여 무슨 일을 꾸미려는 것입니까. 도대체 조선일보에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과정에 양 주필에 대해 "사실 양상훈의 기회주의적 행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TK정권 때는 TK출신이라고 하다가 세상이 바뀌면 보수와 TK를 욕하고 다니질 않나, ‘삼성공화국’이란 괴담을 퍼뜨려 놓고도 삼성언론상을 받아 상금을 챙겼습니다. 박근혜, 홍준표에 대해서는 그렇게 저주를 퍼부었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제 인신공격을 한 적이 있었습니까?"라고 원색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칼럼으로 조선일보가 애국언론, 보수언론으로서의 조종(弔鐘)을 울리게 된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라면서 "조선일보가 역사에 죄를 지어서는 안 됩니다. 부디 대한민국과 조선일보를 사랑하는 전직 사원의 충언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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