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조오련 "나는 호텔 복도서 수영복 입고 사진 찍어"

언론에 쓴소리 "박태환 중계도 안하고, 맨날 뒷북 치고..."

1970년 방콕 아시아올림픽에서 한국수영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땄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가 박태환 선수의 세계선수권 제패를 격찬하며 언론의 무관심에 쓴소리를 했다.

조오련 "박태환이 단신이라고? 스포츠카가 크냐, 엔진이 문제지"

조씨는 26일 저녁 MBC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인터뷰에서 박 선수의 금메달 획득과 관련, "나는 아시아 벽밖에 못 뚫었는데 세계 벽을 후배가 뚫어 줘서 마음이 울렁울렁하다"고 감격을 숨기지 못하며 "박태환 선수는 물을 탈 줄을 알고 있다. 물하고 친구가 됐다는 얘기"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조씨와 박선수는 공교롭게도 똑같이 400, 1500m를 주종목을 하고 있다.

조씨는 이어 언론의 비전문성과 무관심에 쓴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뉴스를 보면 박 선수가 180cm의 단신을 극복했다는 얘기들을 하는데?'라는 사회자 질문에 "나는 절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스포츠 카가 크냐. 엔진이 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한 뒤, "키는 문제가 아니고 가용 엔진인 심폐 기능이 얼마나 강하냐 그게 중요한 것이지, 외피 껍질 본네트야 무슨 필요가 있겠냐"고 재치있는 비유를 들어 언론의 비전문성을 꼬집었다.

그는 "1968년도 멕시코 올림픽하고 뮌헨 72년도 올림픽에서 400, 1500m 올림픽에서 우승했던 마이클 버튼은 1m70cm밖에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는 호텔 복도에서 수영복 입고 사진 찍어"

조씨는 자신의 과거 경험을 소개하며 미인기종목인 수영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피겨스케이트 보면 생방송도 하고 그러던데 수영도 좀 방송에서 관심 가져줘야지, 꼭 한 다음에 뒷북 치면 뭐 하냐"며 김연아 선수 생중계만 했지 박태환 선수 생중계를 하지 않은 방송을 꼬집었다. KBS는 박태환 선수 출전 세계선수권대회 중계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계를 하지 않아 네티즌 등의 호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이어 "나도 1970년(방콕 아시안올림픽때) 박태환 선수 비슷하게 국내 관심을 안가졌었다. 400m 뛸 때 기자들이 아무도 안와 사진이 없어가지고 나중에 기자들이 와가지고 호텔 숙소 복도에서 수영복 입고 사진 찍은 기억도 있다"고 씁쓸한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자신이 '아시아 벽'을 무너뜨리던 37년 전이나 박태환이 '세계 벽'을 무너뜨린 지금이나 언론은 변한 게 없어보인다는 쓴소리였다.

지난 2003년 10일만에 한강 700리 대장정을 마치고 여의도 선착장에 도착,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는 영원한 수영인 조오련씨. ⓒ연합뉴스


"박태환, 북경올림픽에서 금상첨화 됐으면 좋겠다"

한편 조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옛날에는 아시아인은 좀 백인에 대해서 뒤지는 것으로 인식이 됐었으나 지금은 글로벌 시대 아니냐"고 반문한 뒤, "먹는 것이고 지도력이고 정보라든가 연습이라든가 시설이라든가 이런 게 평준화 됐기 때문에 꼭 아시아인이라고 해서 안되고 그런 것은 없다"며 후배선수들의 노력을 독려했다.

그는 박태환 선수에 대해 "박태환 선수가 이번에 비단을 얻었다면은 북경올림픽에서 비단에 좋은 수를 놓는 금상첨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심형준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