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차남 홍업씨 출마 지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22일 대대적 총공세에 나섰다.

그동안 김홍업 출마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한나라당의 이같은 총공세는 'DJ의 노추'를 부각시킴으로써 동교동이 추진중인 범여권 통합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호남에서의 DJ 영향력을 차제에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여옥 "민주당은 DJ의 사당. 김정일과 뭐가 다른가"

전여옥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당(私黨)인가, 김정일 체제와 비슷하단 말이냐”라며, 전날 민주당의 김홍업 전략공천을 질타했다. 김홍업씨는 21일 민주당에 입당계를 냈고,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김씨를 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김 전대통령은 직후 비서관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홍업씨가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또 화살을 열린우리당으로 돌려 “후보를 내지 않은 열린우리당의 장영달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위장평화 세력이고 지역당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 놓은 자식들이 있는 당이라고 자기 고백을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권영세 최고위원 역시 “김홍업 씨가 아버지의 후광을 받지 않고 처음에는 무소속으로 나간다고 했다"며 "그러나 홍업씨한테서 아버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뺀다면 권력비리로 구속됐던 것 밖에 없는데 무슨 평가를 받아서 선거에 나가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권 최고위원은 “한 개인(DJ)과 연관이 있다면 그 지역에서 무조건 당선된다는 풍토는 청산해야 한다”며 “이 경우에서는 호남지역의 주민들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상열 의원이나 조순형 의원 같이 김홍업 씨의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서 반대를 한 행동은 요즘 같은 시대에 있어서 더욱 돋보인다”고 민주당 내부 반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홍업 출마는 도덕불감증의 극치"

전날까지 '김홍업 출마' 논평을 극구 회피했던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도 이날은 공식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김홍업씨를 전남 무안 신안지역에 국회의원 선거후보자로 공천하기로 한 것은 공당을 사당화시키는 것으로서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 대변인은 "김홍업 씨는 특히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되어 법의 심판을 받았고 그에 대하여 수긍할 수 없는 사면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써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하는 것으로서 도덕불감증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52개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역에서도 반대여론이 매우 높은 데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들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으로서 민주당은 김홍업씨에 대한 공천을 마땅히 철회하여야 한다"며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공천과 출마를 강행할 경우 국민들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총공세와 별도로, 광주-전남 시민단체들도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홍업 출마에 반대하며 김홍업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