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뢰 밟았는데 내 아들 치료비는 왜 외면하냐"
[전문] 피해장병 모친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였냐"
특히 지난달 북한의 지뢰 도발로 피해를 본 하 하사에게는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정부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키로 했으면서도, 다른 피해자들에게는 여전히 가족 부담으로 떠넘기고 있는 행태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심상정 대표가 이날 상무위 회의에서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곽 모 중사는 지난해 6월 18일 최전방 DMZ에서 불모지 작전을 하던 중인 지뢰를 밟아 발바닥이 두 군데나 관통되었다. 다행히 발목은 안 날아갔지만 발등이 다 파헤쳐져서 4번의 수술을 받고도 평생 장애를 안은 채 살아가야 할 처지다.
민간 병원에서 치료했으나 정부에서는 한 달치 치료비 밖에 주지 못한다고 해, 우선 중대장이 적금을 해약해 나머지 치료비를 대신 내고 퇴원을 했다. 해당 21사단에서는 곽 중사에게 중대장에게 치료비를 갚으라고 하여 정옥신씨는 없는 형편에 750만원의 빚을 내서 중대장에게 갚았다.
그런데 지난달 전방에서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이 터졌을 때, 언론은 민간병원에 입원 중인 하재헌 하사가 치료비를 자신이 부담할 처지라며 대서특필했고,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병원을 방문하여 하 하사를 위로하고 치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도록 조치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애국심으로 나라를 지키다 이렇게 다쳤는데 병원 진료비 얘기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옥신씨는 이에 대해 편지에서 “똑같이 위험지역에서 다쳤는데 말문이 막혔습니다. 누구는 매스컴 타니 기업에서, 사회에서 모금을, 나라에서 최대 예우를 해줘라, 보상을 해준다, 훈장을 준다, 연예인까지 도와주고 대통령께서 직접 민간 병원에 있는 하 하사에게 위문 가셔서 위로금 전달하고. 나라를 위해 이랬는데, 돈 걱정 하지마라. 나라에서 당연히 줘야지. 건강만 챙기라고 말하는 걸 제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라면서 "왜 이래야 합니까. 빽 없고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은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울분을 통했다.
그는 "똑같은 국민인데 정사를 고루고루 펴가야지요"라면서 "우리 아들 이제 겨우 30살인데, 장애를 안고 앞으로 그 긴 세월을 살아갈 생각을 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피눈물을 통했다.
심상정 대표는 편지를 소개한 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월의 북한 지뢰도발 사건 전후로 전방 DMZ에서는 이와 유사한 많은 지뢰사건이 있었고, 지금도 자식 같은 장병들이 쓰러지고 있다"면서 "한 순간에 장애인이 된 이들에 대해 국가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유독 한 사람에게만 위로를 하고 나머지 같은 처지의 장병들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조치가 없는 거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돈이 없어서 벌어지는 문제도 아니다. 우리는 지난 방산비리 수사에서 수천억 원의 국방예산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저 외면되고 있는 것"이라며 즉각적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다음은 편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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