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청] 한나라당 15명 전국최고 공천전쟁
[5.31 D-50] 4선 전직의원 출마에 예비후보들 "이럴 수가"
“특정 후보가 공천받을 경우 나머지 탈락한 공천신청자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표를 산산이 분열시킴으로써 탈락시켜 버리겠다.”
한나라당에 구청장 공천신청을 한 모 후보의 언급이다. 이번 5.31지방선거는 참여정부의 저조한 실적과 집권 여당의 흥행카드 부재가 맞물리면서 일찌감치 한나라당의 완승 분위기가 예견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여당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힘입어 추격전에 나섰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고, 실제 이같은 강금실 효과는 서울 지역 구청장 선거에서도 조금씩 나타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광진구청장 선거의 경우 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두 곳 모두를 여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당은 내심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열린우리당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바로 한나라당의 공천 몸살에 있다.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후보에 무려 15명의 공천신청자가 몰려 전국 최고 공천경쟁율을 기록했다. 공천자가 많으니 당연히 논란거리도 다양하다.
한나라당에 이처럼 공천 신청자가 몰린 것은 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 현황과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정영섭 광진구청장의 퇴임으로 이 지역이 ‘무주공산’이 돼 버렸다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충성을 다바쳤는데 이럴수가...” 전직 국회의원 공천신청에 불만 증폭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공천 몸살의 핵심은 중앙정치인과 지방정치인 간의 대립과 불신으로 집약된다. 올 초만 하더라도 잠잠할 것 같았던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공천이 3월들어 4선 의원 출신의 유준상 후보가 구청장 공천신청을 공식화함으로써 타 공천자들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공천신청을 한 A후보는 “대선이다, 총선이다해서 지역에서 묵묵히 심부름 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졸(卒)인가? 지역에서 당에 그토록 충성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라며 “중앙정치인은 중앙에서 정치하고 지방정치인은 지역 현안 챙기는 지방행정 하는 것이 지자체지, 중앙에서 인맥으로 지역에 자리하나 꿰차게 하는 게 지자체냐”고 주장했다.
그는 “그 사람은 중앙정치인들을 많이 아니까 우리와 공천 경쟁을 하더라도 게임이 안된다”며 “공천심사는 하나마나한 대외행사”라고 잘라말했다.
공천신청자들은 유 후보가 4선 의원 출신의 중앙정치인이라는 점 이외에도 그가 올 2월까지 광진구(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직을 맡았다는 사실도 문제삼고있다. 당원협의회위원장은 구 지구당위원장을 지칭한다.
이와 관련, 이 지역에 공천신청을 한 또다른 B후보는 “당원협의회위원장이라면 선거를 잘 운영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역 내 당에 대한 민심 통합에 신경을 써야지, 자기가 구청장 선거까지 나오겠다는 것은 결국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이런 선거가 어딨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앙당의 한 관계자 역시 “당원협의회위원장은 과거같으면 지구당위원장인데 지구당위원장이 국회의원선거도 아니고 구청장 선거까지 나오겠다고 하는 것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지역에서 충분히 반발할 만한 소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 후보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유 후보는 “나도 나오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당원들이 승리를 위해 나를 추대했다”며 "내가 출마한 것은 당의 승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무엇보다 본선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 “실제 당에서 여론조사를 해봐도 타 공천신청장의 경쟁력이 너무 약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타 공천신청자들이 자신을 중상모략하는 것을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있다”고 항변했다.
중앙당에 청원서 제출하며 집단발발 조짐... 공천 후폭풍 예고
급기야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8명의 후보들은, 박근혜 대표와 중앙당 공천심사위 앞으로 ‘공정 경선’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공천심사위의 결정은 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선이라도 해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것이 청원서를 낸 후보들의 속내인 셈이다.
그러나 유 후보를 비롯한 일부 공천심사위원의 생각은 다르다. 경선이 공천과열을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비롯된 경선 몸살로 인해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는 판단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최종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한 서울 ▲강남 ▲광진 ▲금천 ▲강서구의 경우 “최대한 경선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당의 방침에 구청장 공천 신청자들은 끝내 당에 반기를 들 조짐이다. 광진구청장 후보 공천신청을 한 모 인사는 “만약 경선없이 당에서 일방적으로 특정후보로 결정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면서 “이미 다수의 공천신청자가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으로라도 끝까지 출마해서 한나라당 후보의 표를 갈기갈기 찢을 놓을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돼도 좋다. 당이 우리를 버린 죄값을 톡톡히 치루게 하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당, 한나라당 사분오열 지켜보며 '강금실 효과' 기대
이러한 한나라당의 집안싸움을 놓고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들은 얼굴에 희색이 돌고있다. 올 초반만 하더라도 여당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낮은 정당 지지도 탓에 당 간판을 들고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던 것이 여당 후보들의 솔직한 속내였다. 더욱이 바닥을 기는 당 지지율이라는 외적 요인도 존재했지만 광진구 갑,을 여당 현역의원들의 지역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내부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여당 예비후보들의 판단이다. 특히 무소속으로라도 나오겠다는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반란은 여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을 높게 만들고 있다.
이 지역 여당 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선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유준상 후보가 나오면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더 커진다”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으로 본선에 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귀뜸했다. 여기에 더해 ‘강금실 효과’의 지원사격도 여당은 기대하고 있다.
여당은 조만간 ▲김태윤 변호사 ▲이강일 시의원과 또 다른 후보 한 명을 선발해 경선을 갖고 구청장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타 정당에 비해 일찌감치 이중원 후보를 구청장 후보로 결정해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정말 지역에 애정이 있고 열정이 있는 지역후보를 구청장으로 만들어야한다”면서 “깨끗한 구정을 바라는 구민입장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기성정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누가 나오든지 경제만 살려라" 지역민심 냉랭한 무관심
한편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다. 민생이 어려워지다보니 지방선거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 더욱이 구청장선거와 같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는 누가 출마하는지도 모른다는 게 유권자들의 중론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사는 김모 씨는 "아침에 명함 뿌리는 사람이 있긴 하던데 그 사람이 어디에 뭘로 출마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그저 '또 선거철 돌아왔네'라는 생각밖에 안난다"고 냉소적 반응을 나타냈다.
광진구 화양동에 사는 이 모씨 또한 "누가 나온든지 그게 뭐 중요하냐"면서 "이렇게 먹고 살기 힘든 판국에 무슨놈의 선거냐. 여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제 살리는 구청장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구청장 공천신청을 한 모 후보의 언급이다. 이번 5.31지방선거는 참여정부의 저조한 실적과 집권 여당의 흥행카드 부재가 맞물리면서 일찌감치 한나라당의 완승 분위기가 예견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여당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힘입어 추격전에 나섰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고, 실제 이같은 강금실 효과는 서울 지역 구청장 선거에서도 조금씩 나타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광진구청장 선거의 경우 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두 곳 모두를 여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당은 내심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열린우리당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바로 한나라당의 공천 몸살에 있다.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후보에 무려 15명의 공천신청자가 몰려 전국 최고 공천경쟁율을 기록했다. 공천자가 많으니 당연히 논란거리도 다양하다.
한나라당에 이처럼 공천 신청자가 몰린 것은 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 현황과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정영섭 광진구청장의 퇴임으로 이 지역이 ‘무주공산’이 돼 버렸다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충성을 다바쳤는데 이럴수가...” 전직 국회의원 공천신청에 불만 증폭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공천 몸살의 핵심은 중앙정치인과 지방정치인 간의 대립과 불신으로 집약된다. 올 초만 하더라도 잠잠할 것 같았던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공천이 3월들어 4선 의원 출신의 유준상 후보가 구청장 공천신청을 공식화함으로써 타 공천자들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공천신청을 한 A후보는 “대선이다, 총선이다해서 지역에서 묵묵히 심부름 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졸(卒)인가? 지역에서 당에 그토록 충성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라며 “중앙정치인은 중앙에서 정치하고 지방정치인은 지역 현안 챙기는 지방행정 하는 것이 지자체지, 중앙에서 인맥으로 지역에 자리하나 꿰차게 하는 게 지자체냐”고 주장했다.
그는 “그 사람은 중앙정치인들을 많이 아니까 우리와 공천 경쟁을 하더라도 게임이 안된다”며 “공천심사는 하나마나한 대외행사”라고 잘라말했다.
공천신청자들은 유 후보가 4선 의원 출신의 중앙정치인이라는 점 이외에도 그가 올 2월까지 광진구(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직을 맡았다는 사실도 문제삼고있다. 당원협의회위원장은 구 지구당위원장을 지칭한다.
이와 관련, 이 지역에 공천신청을 한 또다른 B후보는 “당원협의회위원장이라면 선거를 잘 운영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역 내 당에 대한 민심 통합에 신경을 써야지, 자기가 구청장 선거까지 나오겠다는 것은 결국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이런 선거가 어딨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앙당의 한 관계자 역시 “당원협의회위원장은 과거같으면 지구당위원장인데 지구당위원장이 국회의원선거도 아니고 구청장 선거까지 나오겠다고 하는 것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지역에서 충분히 반발할 만한 소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 후보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유 후보는 “나도 나오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당원들이 승리를 위해 나를 추대했다”며 "내가 출마한 것은 당의 승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무엇보다 본선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 “실제 당에서 여론조사를 해봐도 타 공천신청장의 경쟁력이 너무 약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타 공천신청자들이 자신을 중상모략하는 것을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있다”고 항변했다.
중앙당에 청원서 제출하며 집단발발 조짐... 공천 후폭풍 예고
급기야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8명의 후보들은, 박근혜 대표와 중앙당 공천심사위 앞으로 ‘공정 경선’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공천심사위의 결정은 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선이라도 해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것이 청원서를 낸 후보들의 속내인 셈이다.
그러나 유 후보를 비롯한 일부 공천심사위원의 생각은 다르다. 경선이 공천과열을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비롯된 경선 몸살로 인해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는 판단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최종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한 서울 ▲강남 ▲광진 ▲금천 ▲강서구의 경우 “최대한 경선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당의 방침에 구청장 공천 신청자들은 끝내 당에 반기를 들 조짐이다. 광진구청장 후보 공천신청을 한 모 인사는 “만약 경선없이 당에서 일방적으로 특정후보로 결정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면서 “이미 다수의 공천신청자가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으로라도 끝까지 출마해서 한나라당 후보의 표를 갈기갈기 찢을 놓을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돼도 좋다. 당이 우리를 버린 죄값을 톡톡히 치루게 하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당, 한나라당 사분오열 지켜보며 '강금실 효과' 기대
이러한 한나라당의 집안싸움을 놓고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들은 얼굴에 희색이 돌고있다. 올 초반만 하더라도 여당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낮은 정당 지지도 탓에 당 간판을 들고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던 것이 여당 후보들의 솔직한 속내였다. 더욱이 바닥을 기는 당 지지율이라는 외적 요인도 존재했지만 광진구 갑,을 여당 현역의원들의 지역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내부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여당 예비후보들의 판단이다. 특히 무소속으로라도 나오겠다는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반란은 여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을 높게 만들고 있다.
이 지역 여당 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선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유준상 후보가 나오면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더 커진다”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으로 본선에 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귀뜸했다. 여기에 더해 ‘강금실 효과’의 지원사격도 여당은 기대하고 있다.
여당은 조만간 ▲김태윤 변호사 ▲이강일 시의원과 또 다른 후보 한 명을 선발해 경선을 갖고 구청장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타 정당에 비해 일찌감치 이중원 후보를 구청장 후보로 결정해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정말 지역에 애정이 있고 열정이 있는 지역후보를 구청장으로 만들어야한다”면서 “깨끗한 구정을 바라는 구민입장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기성정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누가 나오든지 경제만 살려라" 지역민심 냉랭한 무관심
한편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다. 민생이 어려워지다보니 지방선거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 더욱이 구청장선거와 같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는 누가 출마하는지도 모른다는 게 유권자들의 중론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사는 김모 씨는 "아침에 명함 뿌리는 사람이 있긴 하던데 그 사람이 어디에 뭘로 출마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그저 '또 선거철 돌아왔네'라는 생각밖에 안난다"고 냉소적 반응을 나타냈다.
광진구 화양동에 사는 이 모씨 또한 "누가 나온든지 그게 뭐 중요하냐"면서 "이렇게 먹고 살기 힘든 판국에 무슨놈의 선거냐. 여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제 살리는 구청장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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