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베를린 마라톤 회동후 북한 외무성이 "베를린 회동에서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하고, 미국측 6자회담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가 "2월18일 설 이전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양측이 내달초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북한 외무성 "긍정적이고 성실한 회담이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관계자는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회담이 긍정적이고 성실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일정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꼬여있는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선과 미국간 직접대화에 주의를 기울여 왔다”고 말해, 이번 회담이 백악관 등 미국 정부 주장과는 '북-미 직접대화'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의 협상태도를 '불성실'하다고 비판해온 북한측이 베를린회담에서의 미국 태도에 대해 "긍정적이고 성실했다"고 평가한 것은 그동안 북한이 핵폐기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온 BDA(방코델타아시아) 금융제재 해제 등에서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측 대표인 힐 차관보가 회담 기간중 언론과 만나 6자회담을 향후 지역 경제협력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언급을 한 점을 볼 때, 북핵 폐기시 체제보장과 동시에 대대적 경제지원을 약속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힐 차관보 "2월18일 설 이전에 개최 희망"

사흘간의 베를린 회동을 마치고 19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힐 차관보도 차기 6자회담 개최와 관련, "2월18일 설 전에 개최되기를 희망한다"며 "(6자회담) 차기회의 개최날짜는 중국에 달려있다"고 말해, 북한과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BDA(방코델타아시아) 실무회의와 관련해선, "잠정 개최날짜는 있으나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해 당초 알려진 뉴욕이 아닌 제3지역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가 북-미가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회담 개최 일자는 중국에 달려 있다고 밝힘에 따라 설 명절을 중시하는 중국의 관행상 내달 초반에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대북 금융제재라는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본격적으로 북핵 폐기를 위한 주고받기 협상이 전개될 전망이어서, 협상결과에 따라선 상당한 성과가 도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