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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씨름협회, 프로씨름 흡수통합 '새판짜기'

씨름연맹에 협회소속 선수들 출전불가 통보

아마추어씨름을 관장하고 있는 대한씨름협회가 프로씨름인 민속씨름을 주관하는 한국씨름연맹에 오는 2월18일과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질 예정인 설날장사대회에 협회 소속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냄으로써 사실상 올해 설날장사씨름대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씨름연맹은 현재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 단 1개의 프로씨름단만이 가맹되어 있어 씨름협회에서 보내주는 아마추어 선수들 없이는 독자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 아마추어씨름팀의 감독은 지난해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도까지 협회에서 연맹에 선수를 보내주기로 했지만 내년(2007년)에 선수들을 계속 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힌바 있어 씨름협회의 이번 결정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씨름협회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씨름협회는 씨름연맹에 소속선수들을 보내지 않는 대신에 오는 10일 씨름협회 내에 `민속씨름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프로씨름인 민속씨름을 흡수해 씨름협회를 통합된 씨름기구화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씨름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고사위기에 빠져있는 민속씨름의 현실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산하단체로 프로축구연맹이 소속되어있는 것을 벤치마킹해 대한씨름협회 산하에 프로씨름을 관장하는 씨름연맹을 산하단체로 두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이번 씨름협회의 결정은 사전에 치밀히게 계산되어져 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 2일 씨름협회로부터 이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은 씨름연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맹측은 "2005년 9월 이미 씨름협회와 선수 파견과 관련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협회가 이 합의문을 무시하고 선수 파견을 해 주지 않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씨름연맹은 또 협회소속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아 설날장사대회가 무산된데 대해 이와 관련한 책임을 협회에 묻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으나 사실상 그 존재와 기능이 유명무실한 씨름연맹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책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씨름연맹이 지원세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던 왕년의 민속씨름스타들의 친목모임인 민속씨름동우회원(회장: 이만기)들이 지난 '이만기 영구제명 파동'으로 인해 모두 등을 돌려버린 상황인데다 현재 민속씨름동우 회장인 이만기 인제대 교수를 비롯한 민속씨름동우회 주축 인물들은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연합회 임원으로 합류해 있는 상태로 오히려 씨름협회의 씨름계 재편작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씨름협회의 씨름계 재편작업은 씨름연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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