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레온 시갈 박사가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북한계좌 동결 등 대북 금융제재에 대해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과감한 신축성을 보여줘야 6자회담 성과낼 것"

시갈 박사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5차 6자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과 관련, "미국 측이 BDA 문제를 포함한 대북 금융제재에 대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대북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갈 박사는 "미국이 핵문제와 관련해 작은 입장 변화를 보이긴 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이었던 마카오의 BDA에 묶인 북한 계좌를 해제하는 문제를 포함한 대북 금융제재에 대해서는 과감한 신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미국측 협상태도를 비판한 뒤, "이에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지연하는 데 금융제재를 핑계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BDA 자금을 동결하는 데는 합법적인 근거가 있지만 미 재무부가 합법, 불법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은행에 있는 북한관련 자금을 동결하도록 협박하고 강요하는 상황이 문제"라며 "그것은 동결된 계좌 중에는 불법활동과 관련된 자금도 있지만 합법적인 무역을 통해 벌어 들인 자금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북한 측이 BDA에 묶인 북한 자금과 관련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북한이 합법적인 무역 거래를 통해 얻은 자금조차 동결하도록 미국이 전 세계의 은행에 압력을 강화하는 목적은 최소한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목적이고, 더 나아가 정권교체의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북한이 결론 내릴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린 설령 북한이 동결된 합법적 자금 문제를 해결해도 핵폐기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는지 알 수 있다. 북한은 합법 자금 문제 해결은 일종의 보상이 아닌 호혜주의적 조치 중 일부로 간주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금융제재에 변화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