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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티베트 귀환 낙관”

“승려에게 정치학습 강요 등 종교.보도 자유 제약”

인도에 망명 중인 티베트 불교의 최고지도자 달라이라마 14세가 중국정부가 현실주의 정책을 폄에 따라 그동안 중국정부에 의해 티베트 귀환이 좌절돼온 자신의 티베트 행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달라이라마 귀환 놓고 망명정부-中정부간 협의진행 중

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중인 달라이라마는 이날 오전 히로시마 시내에서 회견을 갖고 “최근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이 들어서면서 민주화가 진행됐고 정책이 현실적으로 바뀌었다”라고 평가한 뒤 “우리는 독립을 바라고 있지 않고, 외교와 국방 이외의 자치를 요구하는 현실적인 대책을 주장하고 있어, (귀환을) 낙관하고 있다”라며 티베트 귀환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달라이라마는 후 정권이 추진중인 ‘조화사회’ 정책에 대해 “지방의 자치단체 단계로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티베트 자치구의 경우) 승려는 정치학습을 하도록 강제되는 등 여전히 종교나 보도의 자유가 엄격하게 제약되고 있다“라고 중국정부의 인권 억압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달라이라마는 지난 7월 베이징과 티베트 수도 라사간 칭짱(靑藏)철도를 개통에 대해 “중국인(한족)이 많이 와 위험하게 된다고 찻집에서 이야기한 것밖에 없는 티베트족이 구속됐다는 정보가 있다”라고 말했으나 이 정보의 진위는 불확실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달라이라마의 티베트 귀환 등 티베트의 현안을 협의하는 망명정부와 중국 정부와의 직접 교섭은 지난 2002년 9월에 재개된 뒤 올해 2월 열린 베이징 협의까지 모두 다섯차례 열려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신문은 이와 관련, 중국정부 측에서는 달라이라마가 티베트 독립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 협의가 진전되지 않은 채 6번째의 협의개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달라이라마는 “후 정권은 조심스럽다. 당국에서는 나를 적대시하는 견해도 있다. 나는 정치적 지위는 전혀 바라고 있지 않다”라며 중국정부가 전향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1950년대 초 중국의 점령에 반대해 독립을 요구하다가 1959년 독립시위가 무력 진압된 뒤 인도로 망명한 이후 망명정부를 이끌어온 달라이라마 14세는 인도 다람살라 망명정부를 통해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을 서방 국가에 전파하는 일을 해왔다.

지난 8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달라이라마는 지난 9월에는 윈스턴 처칠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테레사 수녀, 넬슨 만델라 등이 수상했던 미 의회 골드메달 수상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는 등 종교적 화합과 비폭력, 인권을 옹호하고 티베트 문제를 중국 지도부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노력을 기울여 오면서 티베트 문제를 세계적인 현안으로 주목받게 했다.

달라이라마는 최근 중국과 엄청난 유혈투쟁을 대가로 치러야 할 ‘티베트 독립’보다는 ‘홍콩 수준의 자치’를 뜻하는 ‘고도의 티베트 자치’를 요구하는 중도노선을 걸어왔으며, 지난 2001년에는 망명 티베트인의 직접선거를 통해 삼동 린포체를 ‘정부 수석부장’(행정부 최고 수장)으로 선출함으로써 정치와 종교를 분리시키는 개혁을 완수하기도 했다.

달라이라마는 또 어린이들 가운데 ‘환생’을 찾아내는 전통 달라이라마 계승 방식 대신 가톨릭의 교황처럼 선출방식을 도입하는 종교개혁도 추진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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