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결국 사퇴, 세계증시 반등
집권당 의원 이탈로 과반수 확보 실패, 불확실성 제거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치러진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듯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가진 면담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메일로 배포된 성명을 통해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대화에서 다음주 유럽연합(EU)에 약속한 경제개혁 관련 법안들의 의회 승인이 이뤄지면 사임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자신의 사퇴 결정은 국익을 위한 것이며, 이탈리아가 부채를 줄이고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베를루스코니의 사의 표명은 이날 오후 실시된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야당 의원 321명이 대거 기권한 가운데 치러진 투표에서 예산 지출 승인안은 찬성 308표로 가결됐으나, 상당수 여당 의원들의 이탈로 베를루스코니는 재적 630석의 과반인 316석을 얻는 데는 실패해 사실상 불신임을 당했다.
표결 직후 제1야당인 민주당의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 당수는 "현 정부는 하원에서 더이상 다수가 아니다"라며, "진심으로 말하건대 지금의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고 베를루스코니를 압박했고, 재임기간중 섹스 스캔들, 언론 탄압 등 각종 물의를 빚은 베를루스코니는 결국 권좌에서 밀려나야 했다.
베를루스코니 사퇴 소식은 세계금융시장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큰 호재로 작용했다.
개장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미국주가는 베를루스코니 사퇴소식에 반등, 상승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1.79포인트(0.84%) 오른 12,170.18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4.80포인트(1.17%) 뛴 1,275.92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32.24포인트(1.2%) 상승한 2,727.49에 장을 마감했다.
유로화도 모처럼 강세를 돌아서는 등, 세계는 베를루스코니 사퇴를 쌍수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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