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끝내 이탈리아 붕괴시키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폭등, 베를루스코니 퇴진 8일 결정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일(현지시간) 6.67%까지 폭등했다. 이는 1999년 유로존 출범이후 최고 수치다. 이탈리아 국채와 독일 국채(분트) 간 수익률차(스프레드)도 491베이시스포인트(1bp=0.01%)까지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6%를 넘으면 투기등급으로 분류돼,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이탈리아 채권이 '낭떠러지 위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이탈리아의 유통 국채 규모는 1조6천억유로에 달한다. 이는 재정위기에 직면한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유통 국채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더욱이 이탈리아 국채는 유럽 경제2위국인 프랑스의 은행들이 대거 보유하고 있어, 이탈리아에 '큰 일'이 생긴다면 프랑스 역시 밑둥채 휘청거릴 상황이다. 앞의 그리스 위기와는 비교도 알 될 수소폭탄급 위기가 유럽에 도래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채권을 매입해줘 그나마 버텨올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총리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의 도움 없이도 이탈리아는 버틸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금 시장의 최대 '공공의 적'은 베를루스코니다. 7일만 해도 베를루스코니 총리 퇴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에 주가가 급등하고 국채 수익률이 낮아졌으나, 베를루스코니가 이를 강력 부인하면서 시장 상황은 급반전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집권여당인 자유국민당(PDL) 수뇌부는 6일 밤 회동을 갖고 베를루스코니 퇴진을 결정했으나 베를루스코니가 7일 이를 일축했다.
베를루스코니의 운명은 8일 결정될 예정이다. 이탈리아 의회가 이날 베를루스코니가 최후 카드로 제시한 개혁안을 표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당은 아예 기권함으로써 베를루스코니를 불신임한다는 전략이며 PDL 일부 의원도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개혁안이 부결될 경우 베를루스코니 퇴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국가들도 베를루스코니가 계속 존재하는 한, 이탈리아 지원에 부정적이다. 7일 밤 유로 재무장관들이 회동했으나 이탈리아 지원에 대해선 아무런 합의점도 도출하지 못했다. 특히 유럽 제1 경제대국인 독일이 이탈리아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다.
숱한 섹스 스캔들과 언론 통제 및 극우적 행태로 유럽의 망나니 취급을 받아온 베를루스코니가 끝내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과 세계 경제를 동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양상이다. 이탈리아 위기는 재정위기를 넘어선 '리더십의 위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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