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류기업 CEO의 5가지 자질’
LG경제연구원,“용기와 지혜 겸비한 CEO 돼야"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다. 2등 기업이 1등을 추월하면서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공 신화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LG경제연구원 진병채 연구원은 24일 발표한 ‘일류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자질’ 보고서를 통해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다섯 가지 유형의 CEO의 특성과 사례를 소개했다.
“분명한 철학과 불굴의 의지, 현명함으로 도전해야”
진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2등 기업은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1등 기업의 움직임을 살피는 정보탐색 능력, 신속한 모방능력을 발휘하지만 남을 모방만 해서는 일류기업이 되기 어렵다”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각고의 노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 ‘시장을 지배하는 능력’을 갖출 때 1등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관리와 기업전략 수립의 주체인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며 “돌을 금으로 변모시키는 연금술을 가진 CEO들이 세계경영의 새 경지를 개척해왔다”고 강조했다.
진 연구원은 "2004년 <포춘>이 재무재표를 공개한 미국 기업 CEO들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평균연봉은 8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고가 되겠다는 분명한 철학과 불굴의 의지,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돌아갈 수도 있는 현명함이 CEO의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CEO의 용기와 지혜가 적절히 조화될 때 일류 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질 1.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 월마트의 샘 월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특징 중 하나로 절대 포기하지 않는 CEO의 불굴의 정신을 들었다.
암벽 등반의 전문가인 그는 CEO의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암벽 등반에 비유했다. 그는 암벽 등반 과정에서 실패와 추락을 구분했다. 한계 상황에 도달하였다고 판단해 스스로 로프를 놓으면 실패,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정신적 육체적 노력을 다 쏟아 부은 후 떨어지는 것은 추락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패의 경우 항상 자신의 한계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좀 더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 합리화가 뒤따른다고 봤다. 반면 추락은 자신의 한계를 확인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가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나,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라고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가 1991년 당시 최대 소매업체였던 시어즈 로벅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인 샘 월턴의 불굴의 의지 때문이었다. 샘 월턴은 임종 직전에도 병실을 찾아 온 현지 영업 사원과 판매 전략에 대해서 논의할 정도로 일에 집착했다.
자질2. 원대한 목표를 추구하는 도전가: 도요타자동차의 에이지 도요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강하게 추진해 나가는 도전 의식도 CEO의 소중한 자질이다.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에서 역경을 딛고 일류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은 ‘크고 대담한 목표(BHAGs: Big Hairy Audacious Goals)’를 설정하고 이를 묵묵히 추진해 나갔다고 강조했다.
렉서스의 신화를 일구어 낸 도요타(豊田)자동차가 대표적 사례다. 렉서스를 만들기 전 도요타 자동차는 세계 소형차 시장 점유율 1위(8.1%)를 기록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당시 CEO인 에이지 도요다는 “우리는 더 큰 꿈이 있다. 벤츠(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BMW에 필적할 만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핵심 엔지니어들에게 물었고 이들로부터 “할 수 있다”는 응답을 끌어내고 과감하게 고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도요타의 고급차 시장 진출에 대해 주위에서는 맥도널드가 비프 웰링턴(고급 쇠고기 요리)을 만드는 것에 비유하면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웃었다. BMW 7시리즈나 다임러크라이슬러의 S클래스, GM의 캐딜락에 대적하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인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6년 동안의 노력 끝에 도요타 자동차는 2000년 고급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GM의 캐딜락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빼앗았고 이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티그룹도 설립 당사에는 체이스 은행(현 체이스 맨해튼 은행)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은 지방 은행이었다. 그러나 189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 기관이 되겠다"고 공언한 CEO 제임스 스틸만의 지휘 아래 전국적인 은행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점을 하나 둘씩 늘려간 시티그룹은 체이스 은행을 제치고 전국 규모의 은행이 됐고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자질3.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승부사: IBM의 톰 왓슨 2세
일류 기업의 CEO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시대를 앞선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IBM도 1960년대 초만 해도 바로우즈를 추격하는 2등 기업이었다. 당시 CEO인 톰 왓슨 2세는 기업의 컴퓨터의 출현을 예측하고, IBM 360이라는 새로운 컴퓨터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위험한 의사결정을 했다. 당시 IBM은 판매 부진으로 극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었고, 긴급 자금을 차입하여 직원들의 월급을 주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톰 왓슨 2세가 진두지휘했던 IBM 360은 출시되자마자 기존 제품을 모두 대체하며 컴퓨터 시장을 석권했다. 반면 IBM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던 바로우즈의 CEO 레이 맥도널드는 기존 제품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급급했다. 결국 바로우즈는 IBM이 시장을 석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1953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보잉사도 거듭되는 대규모 투자 의사 결정으로 초일류 기업이 됐다. 보잉은 1965년 대규모 승객을 이동시킬 수 있는 보잉 747 점보 여객기 개발을 감행했다. 당시 이사회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적극 만류했다. 그러나 CEO 윌리엄 앨런은 이사회를 설득하면서 결국 개발에 성공했다. 뒤늦게 경쟁사인 맥도널드 더글라스가 DC-10을 개발했지만 보잉의 747을 따라잡지 못한 채 보잉의 독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질4. 과감히 버릴 줄 아는 변신의 귀재: 인텔의 앤디 그로브
성공한 CEO들은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도, 장래성이 없다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변신의 귀재들이었다. CEO는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는 변화 관리에 능해야 한다. 경영 환경이나 경쟁 상대가 수시로 바뀌는 사업 환경에서 자기 것만 고집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경쟁에서 멀어지게 되고, 현재의 수익사업이 언제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팬티엄 프로세스 제조업체인 인텔은 한때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었다. 1985년 당시 인텔의 중역이었던 앤디 그로브와 CEO였던 고든 무어는 메모리 사업이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추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비메모리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인텔은 세계 비메모리 시장에서 확고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며 세계적인 일류기업의 위상을 지켰다.
미국 최대의 전화 회사였던 AT&T가 케이블, 무선 통신 기업으로 변신한 것은 장거리 전화 사업을 포기한 전 CEO 마이클 암스트롱의 결단력 때문이었다. 1996년 미국에서 장거리 통화 사업과 지역 통화 사업의 분리 규정을 폐지한 통신법이 발효됨에 따라, 장거리 전화 사업자인 AT&T는 벨텔레폰 등 지역 사업자들과 장거리 전화 사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마이클 암스트롱은 모든 통신망이 하나로 통합되어 디지털화되고 있고, 이를 통해 음성, 화상, 정보 등이 실시간 전달되는 통신산업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장거리 통화 사업을 축소하고 전국 디지털 무선 통신망, 멀티 서비스 케이블 통신망, 그리고 상용 IP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한때 위기에 놓였던 AT&T는 재도약의 계기를 잡았다.
자질5. 물러서고 나아갈 때를 정확히 읽어내는 전략가: 펩시의 로저 엔리코
일류 기업의 CEO들은 물러서고 나아갈 때를 정확히 읽어내는 전략적 능력이 뛰어나다. 강한 경쟁기업과의 접전이 예상될 경우에는 정면 승부가 아닌 우회 전법을 쓰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펩시는 한때 코카콜라와 콜라 음료 시장을 놓고 맛을 통한 정면 승부를 벌였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펩시와 코카콜라 두 개 음료를 시음토록 한 결과 대부분 참가자들이 펩시를 선택했다. 펩시는 이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면서 코카콜라의 1백년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펩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장악한 코카콜라와의 정면 승부에서 펩시는 참담하게 패배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펩시콜라의 CEO 로저 엔리코는 코카콜라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그는 콜라의 간접 유통망으로 KFC, 버커킹 등을 확보하는 등 영업의 다각화를 시도했다.
현재 펩시는 탄산 음료가 아닌 스낵, 유통 사업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인 반면, 코카콜라는 탄산 음료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점을 볼 때 펩시의 다각화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그의 다각화 노력에 따라 펩시는 탄산 음료 시장에서는 코카콜라에 졌지만, 전체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 측면에서 당당히 코카콜라를 누르고 일등기업으로 올라섰다.
LG경제연구원 진병채 연구원은 24일 발표한 ‘일류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자질’ 보고서를 통해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다섯 가지 유형의 CEO의 특성과 사례를 소개했다.
“분명한 철학과 불굴의 의지, 현명함으로 도전해야”
진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2등 기업은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1등 기업의 움직임을 살피는 정보탐색 능력, 신속한 모방능력을 발휘하지만 남을 모방만 해서는 일류기업이 되기 어렵다”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각고의 노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 ‘시장을 지배하는 능력’을 갖출 때 1등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관리와 기업전략 수립의 주체인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며 “돌을 금으로 변모시키는 연금술을 가진 CEO들이 세계경영의 새 경지를 개척해왔다”고 강조했다.
진 연구원은 "2004년 <포춘>이 재무재표를 공개한 미국 기업 CEO들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평균연봉은 8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고가 되겠다는 분명한 철학과 불굴의 의지,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돌아갈 수도 있는 현명함이 CEO의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CEO의 용기와 지혜가 적절히 조화될 때 일류 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질 1.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 월마트의 샘 월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특징 중 하나로 절대 포기하지 않는 CEO의 불굴의 정신을 들었다.
암벽 등반의 전문가인 그는 CEO의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암벽 등반에 비유했다. 그는 암벽 등반 과정에서 실패와 추락을 구분했다. 한계 상황에 도달하였다고 판단해 스스로 로프를 놓으면 실패,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정신적 육체적 노력을 다 쏟아 부은 후 떨어지는 것은 추락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패의 경우 항상 자신의 한계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좀 더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 합리화가 뒤따른다고 봤다. 반면 추락은 자신의 한계를 확인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가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나,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라고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가 1991년 당시 최대 소매업체였던 시어즈 로벅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인 샘 월턴의 불굴의 의지 때문이었다. 샘 월턴은 임종 직전에도 병실을 찾아 온 현지 영업 사원과 판매 전략에 대해서 논의할 정도로 일에 집착했다.
자질2. 원대한 목표를 추구하는 도전가: 도요타자동차의 에이지 도요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강하게 추진해 나가는 도전 의식도 CEO의 소중한 자질이다.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에서 역경을 딛고 일류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은 ‘크고 대담한 목표(BHAGs: Big Hairy Audacious Goals)’를 설정하고 이를 묵묵히 추진해 나갔다고 강조했다.
렉서스의 신화를 일구어 낸 도요타(豊田)자동차가 대표적 사례다. 렉서스를 만들기 전 도요타 자동차는 세계 소형차 시장 점유율 1위(8.1%)를 기록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당시 CEO인 에이지 도요다는 “우리는 더 큰 꿈이 있다. 벤츠(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BMW에 필적할 만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핵심 엔지니어들에게 물었고 이들로부터 “할 수 있다”는 응답을 끌어내고 과감하게 고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도요타의 고급차 시장 진출에 대해 주위에서는 맥도널드가 비프 웰링턴(고급 쇠고기 요리)을 만드는 것에 비유하면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웃었다. BMW 7시리즈나 다임러크라이슬러의 S클래스, GM의 캐딜락에 대적하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인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6년 동안의 노력 끝에 도요타 자동차는 2000년 고급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GM의 캐딜락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빼앗았고 이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티그룹도 설립 당사에는 체이스 은행(현 체이스 맨해튼 은행)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은 지방 은행이었다. 그러나 189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 기관이 되겠다"고 공언한 CEO 제임스 스틸만의 지휘 아래 전국적인 은행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점을 하나 둘씩 늘려간 시티그룹은 체이스 은행을 제치고 전국 규모의 은행이 됐고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자질3.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승부사: IBM의 톰 왓슨 2세
일류 기업의 CEO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시대를 앞선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IBM도 1960년대 초만 해도 바로우즈를 추격하는 2등 기업이었다. 당시 CEO인 톰 왓슨 2세는 기업의 컴퓨터의 출현을 예측하고, IBM 360이라는 새로운 컴퓨터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위험한 의사결정을 했다. 당시 IBM은 판매 부진으로 극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었고, 긴급 자금을 차입하여 직원들의 월급을 주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톰 왓슨 2세가 진두지휘했던 IBM 360은 출시되자마자 기존 제품을 모두 대체하며 컴퓨터 시장을 석권했다. 반면 IBM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던 바로우즈의 CEO 레이 맥도널드는 기존 제품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급급했다. 결국 바로우즈는 IBM이 시장을 석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1953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보잉사도 거듭되는 대규모 투자 의사 결정으로 초일류 기업이 됐다. 보잉은 1965년 대규모 승객을 이동시킬 수 있는 보잉 747 점보 여객기 개발을 감행했다. 당시 이사회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적극 만류했다. 그러나 CEO 윌리엄 앨런은 이사회를 설득하면서 결국 개발에 성공했다. 뒤늦게 경쟁사인 맥도널드 더글라스가 DC-10을 개발했지만 보잉의 747을 따라잡지 못한 채 보잉의 독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질4. 과감히 버릴 줄 아는 변신의 귀재: 인텔의 앤디 그로브
성공한 CEO들은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도, 장래성이 없다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변신의 귀재들이었다. CEO는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는 변화 관리에 능해야 한다. 경영 환경이나 경쟁 상대가 수시로 바뀌는 사업 환경에서 자기 것만 고집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경쟁에서 멀어지게 되고, 현재의 수익사업이 언제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팬티엄 프로세스 제조업체인 인텔은 한때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었다. 1985년 당시 인텔의 중역이었던 앤디 그로브와 CEO였던 고든 무어는 메모리 사업이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추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비메모리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인텔은 세계 비메모리 시장에서 확고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며 세계적인 일류기업의 위상을 지켰다.
미국 최대의 전화 회사였던 AT&T가 케이블, 무선 통신 기업으로 변신한 것은 장거리 전화 사업을 포기한 전 CEO 마이클 암스트롱의 결단력 때문이었다. 1996년 미국에서 장거리 통화 사업과 지역 통화 사업의 분리 규정을 폐지한 통신법이 발효됨에 따라, 장거리 전화 사업자인 AT&T는 벨텔레폰 등 지역 사업자들과 장거리 전화 사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마이클 암스트롱은 모든 통신망이 하나로 통합되어 디지털화되고 있고, 이를 통해 음성, 화상, 정보 등이 실시간 전달되는 통신산업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장거리 통화 사업을 축소하고 전국 디지털 무선 통신망, 멀티 서비스 케이블 통신망, 그리고 상용 IP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한때 위기에 놓였던 AT&T는 재도약의 계기를 잡았다.
자질5. 물러서고 나아갈 때를 정확히 읽어내는 전략가: 펩시의 로저 엔리코
일류 기업의 CEO들은 물러서고 나아갈 때를 정확히 읽어내는 전략적 능력이 뛰어나다. 강한 경쟁기업과의 접전이 예상될 경우에는 정면 승부가 아닌 우회 전법을 쓰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펩시는 한때 코카콜라와 콜라 음료 시장을 놓고 맛을 통한 정면 승부를 벌였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펩시와 코카콜라 두 개 음료를 시음토록 한 결과 대부분 참가자들이 펩시를 선택했다. 펩시는 이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면서 코카콜라의 1백년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펩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장악한 코카콜라와의 정면 승부에서 펩시는 참담하게 패배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펩시콜라의 CEO 로저 엔리코는 코카콜라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그는 콜라의 간접 유통망으로 KFC, 버커킹 등을 확보하는 등 영업의 다각화를 시도했다.
현재 펩시는 탄산 음료가 아닌 스낵, 유통 사업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인 반면, 코카콜라는 탄산 음료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점을 볼 때 펩시의 다각화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그의 다각화 노력에 따라 펩시는 탄산 음료 시장에서는 코카콜라에 졌지만, 전체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 측면에서 당당히 코카콜라를 누르고 일등기업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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