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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김정일 발언 들은 적 없다"

"김정일 '추가핵실험 안한다'" 국내언론보도 일축, 북한 '제3의 공세' 펼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일부 국내언론 보도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이 모두 이를 부인했다.

라이스 장관,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다”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 연쇄 회담을 가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김위원장이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 특별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북한의 입장에 새로운 것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미국의 CNN 방송이 보도했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도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도를 접하고 미국 요로의 관계자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김정일 위원장이 그런 말을 했다는 얘기를 중국측으로부터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한결같이 답했다"고 전했다.

추가핵실험을 안하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발언에 대해 미-일 정부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 김 위원장의 추후 행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 "김정일, 추가 핵실험 언급 없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 역시 20일 중국 정부로부터 “북한은 두번째 핵실험을 한다고도, 하지 않는다고도 밝히지 않았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21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탕 국무위원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미야모토 유우지 (宮本雄二) 중국주재 일본대사에게 김 위원장과 탕 국무위원간 회담 내용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 외무성 고위당국자도 탕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의 회담을 "헛되지 않았다"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큰 성과가 있었을 때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분석해, 일본 정부가 이번 회담에 대해 큰 진전은 없었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김계관 "추가 실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한 건 다른 사람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부인으로 김정일 위원장 발언 보도에 대한 신빙성은 낮아졌으나, 북한이 당장 추가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21일 ABC방송에 따르면, 김계관 외무부 부상은 방북 취재 중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추가 핵실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직답을 피한 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그건 좋은 대답이 아니다”라며 ABC취재진이 추가로 묻자, 김 부상은 "추가 실험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 건 우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라고 답변했다.

그동안 추가 핵실험을 흘린 것은 미국-일본 정부이었고 이를 그대로 전한 서방언론이었음을 지적한 반론이자, 북한이 당장 추가 핵실험에 들어갈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가능하다.

김 부상은 이밖에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엔 우라늄 핵프로그램이 없으며, 플루토늄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우리는 핵실험으로 우리가 이미 충분하고 완전한 억지력을 갖게 됐으며 우리가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과의 협상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김 부상은 “북한과 미국이 이해관계에 입각한 친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부시 대통령이 평화를 이룩한 훌륭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비쳐질 수 있게끔 대북관계 개선에 나서도록 미국민들이 부시 정부를 압박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북한, 11.7 겨냥한 제3의 공세 계속 펼 듯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가 임박한 만큼 한국-중국 등을 난처하게 만들 추가 핵실험 대신 다른 방식으로 부시정권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런 대표적 가능성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북한선박의 잇따른 출항이 꼽히고 있다. 미국은 20일 북한을 출항한 수상한 선박을 추적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군사물자를 수출한 전력이 있는 선박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과거 전력만 갖고 이 선박을 해상검색했다가 민수물자만 발견하게 된다면 미국이 부메랑을 맞을 공산이 크다. 미국이 "수상한 선박을 추적중이나 해상검색보다는 항구에 도착하면 수색을 할 예정"이라며 종전 강경입장에서 한걸음 후퇴한 입장을 흘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북한이 계속 선박을 해외로 출항시킬 경우 해상검색을 공언해온 미국-일본 등은 도리어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이 이같은 신경전을 계속해 전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까지 북한은 계속 부시대통령을 겨냥한 공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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