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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북핵 해법 놓고 백악관 회동서 ‘이견’

"대북 강력조치 동의" 美 발표에 中 “대화로 풀어야”

북핵 문제 해결을 놓고 그동안 강경-온건 방침을 제시하며 수면 아래서 갈등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의 대북 외교정책에 대한 대립이 표면화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동, 북핵실험과 관련해 강력한 조치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다. 반면 중국언론들은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백악관 회동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침을 강조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상반된 보도를 했다.

백악관, "중국이 강력한 조치 희망 피력"

13일 <AP통신> <CNN방송>등에 따르면 프레데릭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미한 탕자쉬안 위원이 이날 부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주장에 대해 유엔의 강력한 조치를 원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존스 대변인은 "중국이 다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해서만 제재를 가하길 원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며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 외교적 해결 방안을 진척시키는 것과 관련해 계속 논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날 미국에 도착한 탕자쉬안 위원은 이날 백악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만난뒤 부시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

중국 언론 "중국, 미국에게 대화-협상 강조"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열린 부시-탕자쉬안 회담 소식을 '쌍방,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 강조'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탕 특사가 전했다고 보도, 미국측 발표와 큰 차이를 드러냈다.

<신화통신>은 탕 특사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 및 안정과 중.미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미 쌍방은 협력을 강화해 사태가 악화돼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후 주석의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탕 특사는 "중국과 미국은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북핵문제를 적절하면서도 평화적으로 해결함는 한편 통제불가능하거나 악화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북핵문제가 이제 기로에 서있으며 중국은 상호간 조율되면서도 평화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하며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의 메시지에 감사하는 한편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미 양국이 더욱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탕 국무위원이 부시 대통령에게 밝힌 후 주석의 이같은 구두 메시지 내용을 보도하는 한편 중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장을 지낸 부총리급 고위 관리인 탕자쉬안 위원은 미국에 이어 러시아도 방문할 예정인 데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대북 제재에 반대하고 있어 중국-러시아 회동결과가 주목된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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