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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인사들, FTA는 만장일치-전시 작통권은 갈등

카드 前비서실장, 아미티지 前부장관 등 한미현안 시각 밝혀

미국 부시 행정부에서 핵심 요직을 역임한 전직 관료 출신의 공화당 인사들은 한미동맹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한 목소리를 내는 반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있어서는 내부에 시각차가 아직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미티지 前부장관, 전시작통권 놓고 럼스펠드장관 공박

이같은 부시 행정부의 전현직 각료간 시각 차이은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대표 장성민) 주최의 세미나 ‘21세기 한미관계: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참석한 공화당 소속의 전직 백악관 및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의 발표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앤드류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티어도르 카신저 전 미국 상무부 부장관과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의 아들로 베이커&보츠의 대표변호사로서 미국 정관계에 영향력이 높은 제임스 베이커 4세 등은 한미 관계와 관련, 양국 상호간에 서로 중요성을 가진 수준 높은 동맹관계로서 한미 FTA를 통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 반면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전시 작통권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와는 정 반대의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전작권 환수 시기로 2009년을 제시하고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으며, 이같은 이견이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강한 톤으로 밝혀, 럼스펠드 장관을 비롯한 부시 행정부의 주도세력에 대한 신경전을 벌였던 국무부와 국방부 내의 일부 시각과 갈등 양상을 그대로 내비치기도 했다.

앤드류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 ⓒ 김홍국 기자


한미관계, 강력한 우방으로 더욱 유대 깊어질 것

이들은 한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강력한 우방으로 규정하고 향후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더욱 깊은 유대관계를 갖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 전 비서실장은 "한미 관계는 남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관계로 양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친구관계이며 경제적으로는 우방이기에 한미관계는 강해질 수 밖에 없다"며 "양국간에 민감한 이슈들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양 국민들은 과거에도 민감한 이슈를 잘 극복했으며, 21세기의 한미 관계는 정말 중요성을 갖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년여 전 9.11 테러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등학교 방문을 수행하던 도중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에 부딪쳤다는 보고를 듣고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이 공격당했다”고 보고한 기억을 떠올린 뒤 "9.11 이후 한미 양국에서 낙관주의가 의심받고 냉소주의가 팽배했을 때 한국 사람들이 ‘미국과 계속 적극적인 동맹을 유지하겠다. 테러와의 전쟁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낙관주의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미관계에 대해 깊은 신뢰를 표시했다.

카드 전 실장은 "미국 입장에서 북한 사람들도 한국과 똑같은 수준의 기회를 누리고 민주주의를 경험하길 희망하며 미국은 남북한을 가리지 않고 한민족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현안에 대해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는 측도 있다는 것도 알고있으며 비협조적인 주체를 끌어안고 같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 대부분 미국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한미관계는 좋지 않았던 힘든 때가 많았고 역사적으로 보면 충돌하는 시기도 많았다”며 “과거 발생했던 아웅산 테러사건은 큰 비극이었고 칼기 사건과 미사일시험도 두 번 진행갔다. 50년 이후 이런 사건들을 보면 마찰 있지만 극복해왔다. 합리적으로 서로 믿고 동맹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미관계는 어려운 길을 걸어왔고, 국방과 관련된 어려운 대화를 해오면서 일부 미군이 철수하고 한강 이남에서 이전하는 과정을 겪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며 “변화가 크다는 것을 간과해서 안되며, 이제 천천히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가 됐고 미국과 한국이 한미동맹을 통한 평화체제를 유지하며 이같은 동맹이 최대한 이어질 수 있도록 충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FTA 조속한 시일내 추진돼야, 개성공단 문제 의제 오를 것"

FTA 협상에 대해서도 이들은 한 목소리로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 김홍국 기자


카드 전 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한미 FTA가 잘 체결되면 양국 교역량이 더 늘고 한국민의 1인당 소득이 늘 뿐 아니라 한반도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자유와 인간 존엄성 존중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가져 오는 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접근에 있어 법치주의가 중요하며 그것은 FTA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해야 사람들이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티어도르 카신저 전 미국 상무부 부장관도 "한미 양국은 지난 30년간 개방을 통해 함께 발전해 왔으나 미국은 식품 섬유 등에, 한국도 통상과 투자 부문 등에 여전히 장벽을 유지하고 있으나, 한미 FTA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양국 모두 경제적 잠재력을 극대화해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치열한 경쟁, 미국과 아시아의 교역량 급증, 미국 행정부의 신속협상권한(TPA) 시한 임박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미 FTA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신저 전 부장관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FTA 협상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의 협상으로 시작한 것이나 개성은 한국의 영토가 아니다"며 "이같은 사례는 과거 미국과 다른 나라의 FTA 체결에서 없었지만, 이 문제는 미국내, 양국간 깊이 있는 토론과 협상이 필요하며 확실한 것은 이 안건이 FTA 협상 테이블에 안건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 그동안 FTA 미측 협상대표들이 아예 일축했던 입장과는 달리 협상안건으로서 토의가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한미간 논란의 대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작전 수행에 통일성 중요해 전작권 이행 신중해야"

반면 작통권 문제에 대해서는 아미티지 전 부장관이 미국 정부의 결정에 직접 이견을 펴 관심을 끌었다.

국방부와 국무부를 거치며 대표적인 군사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에 대해 다른 의견을 말하겠다“며 ”전작권을 이전하게 되면 한국에 두 개의 사령부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 것이 방위력과 억지력을 높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작전 수행을 위해서는 통일성이 중요하고 하나(의 사령부)가 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에 이양하는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티어도르 카신저 전 미국 상무부 부장관 ⓒ 김홍국 기자


그는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전작권 환수 시기로 2009년을 제시하고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으며, 재협상 논란이 나오는 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12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라며 "(전작권 환수가) 애치슨 라인과 동일시 될까 걱정하고 있으며 이는 절대 반복돼서는 안되며, 미국은 한미 연합사가 존재하든 않든 미국은 동맹으로써 같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모든 국가가 자율(자주)성, 자주국방을 원하지만 어떤 국가도 100% 자주적이지 못하며 우방과 손잡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며 "자주국방과 비용에 대해 설명할 때 신중해야 한다. 북한만 봐도 자주국방은 너무 고가의 프로젝트다. 한국이 자주국방을 외치면 한국이 단독적으로 갈 것인가라고 미국이 오해할 수도 있다. 자주국방 얘기를 할 때는 시사하는 여러 가지 메시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 정확하게 정의 않은 것 실수였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그는 "많은 한국인들이 전략적 유연성 얘기만 나오면 미군 철수를 우려하고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면서 "이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우려를 낳을 수 있으며 미국이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우를 범했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한미동맹에 대해 "중간에 힘들 때도 있었고 파란만장했으며 가끔 마찰도 있었지만 그래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며 "한미동맹이 최대한 지속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베이커 4세 베이커&보츠 대표변호사 ⓒ 김홍국 기자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21세기 바람직한 한미관계'에 대해 연설했고,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전시 작통권과 관련, '21세기 한미동맹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전'을 주제로 발표했다. 카신저 전 상무부 부장관은 '21세기 한미관계와 FTA'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측에서는 천용택 전 국방부장관,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역임한 문정인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안충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함께 발표에 나서 이들과 열띤 토론을 주고 받으며, 한국측의 시각을 이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는 “최근 주한미군기지의 이전문제를 비롯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 FTA 문제 등 한미 양국간에 이견과 갈등 요인들이 많이 노출돼 왔으며 이는 양국앞에 주어진 새로운 도전이자 시련이며, 동시에 응전과 극복의 대상임에 틀림없다”며 “부시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부시행정부의 핵심인사인 카드 전 비서실장,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카신저 전 상무부 부장관 등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미국의 시각과 함께 바람직한 21세기 한미관계에 대해 허심탄회한 시각 교환을 하는 소중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21세기 한미관계를 주제로 열린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대표 장성민) 주최의 세미나 ‘21세기 한미관계: 어디로 가야 하는가?’ ⓒ 김홍국 기자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앤드류 카드 전 비서실장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 이어 2000년부터 부시행정부의 비서실장을 맡아 6년 동안 각종 정책적 결정을 함께 의논하며 백악관을 지휘한 탓에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명쾌하게 파악하는 공화당 내 핵심 전문가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1983~89년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낸 이래 공화당 정권의 한반도 정책을 다뤄온 미 행정부 내 대표적인 한국.일본통 전문가로 꼽히며, 2000년 '아미티지 보고서'에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면 주일미군 감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주목받았으며,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함께 부시행정부의 1기 국무부에서 북한 핵 문제를 협상으로 풀려는 온건 보수주의를 견지했으며 파월 전 장관의 퇴임과 함께 국무부를 떠났다.

티어도르 카신저 전 상무부 부장관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상원 금융위 국제무역 자문을 맡았고,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도널드 에반스 전 상무장관을 보좌하면서 미국의 무역정책을 진두지휘해왔다.

아버지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 3세의 아들인 제임스 베이커 4세는 지난 82년부터 85년까지 4년 동안 미국상원 원내총무 자문을 맡았고 2005-2006년 미국 최고변호사로 선정됐던 미국 법률계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꼽히며, 법무법인 베이커 보츠 워싱턴사무국의 대표 변호사를 맡아 국제상업 및 무역계약과 협상 분야 및 에너지.정보통신.금융 분야, 중동.유럽.중앙아시아.러시아 지역문제를 전담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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