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사망설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 체포를 위한 조지 W. 부시대통령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했다.

클린턴 "나라면 더많은 병력 아프간에 투입했을 것"

클린턴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이날 폭스 TV의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아직도 대통령이라면 빈 라덴을 찾아내기 위해 2만명보다는 많은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할 것"이라며, 현재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 규모가 14만 명에 이르는 점을 예로 들면서 "지금 미 행정부는 중요성 면에서 아프가니스탄이 이라크의 7분의 1밖에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시를 꼬집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한 자신에 대해서도 "나는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보호해야하는 책임을 갖고 있었다"며 "빈 라덴을 체포하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빈 라덴을 체포하지 못한 데 대한 우회적 사과의 뜻도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지금 나를 공격하는 다른 어떤 우익주의자들보다도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들은 빈 라덴 문제에 있어 나를 정기적으로 공격해 왔지만 그들은 빈 라덴 체포를 위해 단 8개월만을 노력했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고 보수진영의 공격에 반박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어 "지난 2000년 USS 코올에 대한 공격 이후 CIA에게 빈 라덴을 체포하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전복시키라고 지시했다"며 "그러나 내 재임기간동안 CIA나 FBI 모두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관련성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말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친부시' 폭스TV도 맹성토

한편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과 인터뷰한 <폭스뉴스>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를 진행하는 크리스 왈라스가 자신이 환경운동 등을 펼치고 있는 '클린턴 세계 제안'에 대해 질문하기로 약속하고서도 9.11사태와 빈 라덴에 대해서만 질문하자 "보수주의자인 당신이 나에게 질문을 잘했다"고 비꼬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부시 행정부의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해 물어보라고 요청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진행자 왈라스는 자신의 질문은 시청자들의 이메일에 의한 것으로 부시 행정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호주출신의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인 폭스 TV는 부시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보수-오락 채널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때 유일하게 바그다드에 진입하던 탱크에 동승해 '만들어진 특종'을 한 방송사로 유명하다. 또한 투표조작 의혹이 제기된 2000년 대선때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 당선을 기정사실화해 부시 진영을 만족케 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