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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상류층에 유리한 조기입학제도 폐지"

소수민족-빈곤층 학생에게 불리, 찬반양론 팽팽

미 하버드 대학이 내년부터 조기 입학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입학에 있어 모든 학생들에게 보다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데릭 복 하버드대 학장은 "대학 입학 과정이 그동안 너무 압력을 받아왔고, 또 너무 복잡하며 대중적 비난에 쉽게 상처 입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조기 입학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보다 단순하면서도 공정한 입학과정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버드 대학을 포함, MIT와 브라운대학, 프린스턴 대학 등 미국 유명 사립대학들은 좋은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로 지난 20여 년 동안 조기 입학을 시행해 왔었다. 그러나 조기 입학제도로 인해 소수민족과 빈곤층 학생들의 입학은 어려워지는 반면 일부 부유층 학생들의 입학에 유리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 일부 대학의 경우 조기입학을 통해 받아들이는 신입생 수가 전체 신입생수의 3분지 1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으며 조기 입학을 신청하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의 입학과정이 시작도 하기 전인 12월경이면 당락 여부가 결정된다.

하버드 대학의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가을학기부터는 조기 입학제가 폐지될 예정이다.

한편 하버드대는 다른 학교들도 조기 입학제도 폐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른 대학들이 제도 변경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리처드 쇼 스탠포드대학 입학처장은 "하버드대학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결정은 스스로 하겠다"고 밝혀 당장의 제도변경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예일대도 "아직까지 입학제도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의 조기 입학제도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조기입학제도를 지지해온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리 스테트슨 입학처장은 "조기입학제도는 학교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며 조기 입학제도 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스테판 윌리암스 이글 록 고등학교 학생상담교사는 "부유한 가정 출신이 아닌 대부분의 일반 공립학교 학생들에게는 입학과정 자체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며 조기 입학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버드 대학의 결정에 찬사를 보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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