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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워제네거, 인종차별 발언으로 구설수

집무실에서 나눈 비공개 대화 외부 유출

할리웃 근육질 배우 출신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인종차별적 발언해 파문이 일자 서둘러 사과를 하며 불끄기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LA타임즈>에 따르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지난 3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좌관과 대화를 나누던 중 남미 출신의 여성의원인 보니 가르시아 의원에 대해 "흑인과 남미 혈통이 섞여 매우 거칠다"고 비난했다. 또한 다른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선 "미개한 무리(wild bunch)"라는 속어도 사용했고, 케빈 맥커시 의원에 대해선 "`베이커스필드의 철부지"라고 불렀다.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실언은 당시 오는 11월 선거때 투표에 붙여질 수백억달러의 차관 문제를 놓고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참모진에게 토로하는 과정에 나왔다. 6분 가량의 이 대화는 녹음됐고, 이 테이프가 어떤 이유에선지 <LA타임즈>에 흘러들어가 폭로되기에 이른 것이다. 참모진들은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생각을 연설문에 반영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비공식적으로 녹음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그의 정적들은 신랄히 공격하고 나섰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경쟁할 것으로 알려진 필 안젤리드 캘리포니아 주 재무장관은 "주지사의 발언은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며 "캘리포니아 주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작 가르시아 의원은 "나는 주지사를 좋게 생각한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 그도 직설적인 표현을 하기 때문"이라며 "사과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관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도리어 "유일하게 거슬리는 발언은 안젤리드 재무장관이 당의 갈등을 조장한 발언"이라며 슈워제네거 실언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안젤리드 장관을 꾸짖었다.

발언이 알려지자 슈워제네거는 즉각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부주의한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만약 내 아이들이 그런 말을 했다면 나도 화가 났을 것"이라며 "이번 일로 말하는 것과 신문에 실린 글을 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며 거듭 사과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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